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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본문
김연수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말할 것도 없이 김연수의 책이었다. 절판 소식으로 e-book도 구해지지 않아 많이 아쉬웠었는데, 우연히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발견, 설레는 마음으로 모셔왔다. 역시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애틋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만드는 싯구 같은 이 제목은 누구도 함부로 넘겨짚을 수 없는, 그래서는 안되는 사랑에 대한 노래다. 그의 말처럼 "평화와 비슷한 말, 그러니까 고통의 말"이다. 이 문장의 앞부분만 툭 떼어 제목으로 내건 김연수는 계응을 주고 받듯 운율에 맞추어 독자들이 자신의 시를 이어갔으면 하고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진심을 품은 거짓말이 있다. 가끔 사람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거짓말 속에서 상대의 진심을 느끼곤 한다. 차마 말하지 못하는 나의 진심을, 나의 상대방은 어떤 경로로 발견하게 되는지. 이 소설은 "용감한 게 아니라 고통의 감각이 다 닳아서 없어졌을 뿐"인 사람들이 거짓말 속에 웅크린 진심을 찾아내고 겁먹은 진심을 안아주는 이야기다. 진심을 알아주는 이야기가 아니고 진심을 안아주는 이야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심연이 존재합니다. 그 심연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타인의 본심에 가닿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날개가 필요한 것이죠. 중요한 건 우리가 결코 이 날개를 가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 날개는 꿈과 같은 것입니다. 타인의 마음을 안다는 것 역시 그와 같아요. 꿈과 같은 일이라 네 마음을 안다고 말하는 것이야 하나도 어렵지 않지만, 결국에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방법은 없습니다. 그럼 날개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그 이유를 잘 알아야만 합니다. 날개는 우리가 하늘을 날 수 있는 길은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날개가 없었다면, 하늘을 난다는 생각조차 못했을 테니까요. 하늘을 날 수 없다는 생각도 못했을 테지요."
가닿을 수 없는 타인의 본심은 들추어 내거나 외면하지 않고 그.리.워.할.때. 비로소 느끼게 된다. 감추려는 마음은 아픈 마음이고, 드러낼 수 없는 마음은 누군가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