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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하루하루 부르심따라 (157)
깊이에의 강요
쌍용 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천주교 사제 수도자 5038인의 기자회견 사진을 본다. 신부님들도 쉽지 않으시겠지만 특히 수녀님들의 참여는 결코 녹록치 않다. 앞에 나선다는 것, 얼굴을 드러낸다는 것. 수녀로서의 그 행위의 무게를 알기에 조금 울어본다. 이렇게 우리는 약속이 목숨인 사람들과 약속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같은 하늘아래에서 살아간다.
이곳은 정말 하늘이 아름답다.저녁미사 마치고 성당을 나서니 내 앞에 이런 하늘이 펼쳐쳤다. 덕분에 하늘을 자주 살피는 자가 행복하다라는 명제를 발견하게 되었고. 보이는 하늘과 보이지 않는 하늘 모두를 잘 살필 것!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쇄신회를 준비하는 지금, 근래 내 삶의 화두가 무엇이었나 돌아보니 과히, '생명'이었구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살고 싶었습니다. 부끄럽지만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살고 싶었습니다.죽어야 산다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는다는 예수님 말씀이 야속하고 또 야속했지만내가 살고 싶어서 내가 죽어야겠노라 겨우 다짐했던 겁니다.예수님은 우리들을 살리기 위해 오셨다고 하니그거 하나 믿고, 아니 예수님 한 분 믿고 죽어보겠노라 했던 겁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수님이 죽고 내가 살았던 겁니다. 난 내가 살고 싶어서 내가 죽겠노라 다짐했는데죽음의 대상과 삶의 대상이 같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이제야 뒤늦게 알아챈 겁니다.내가 씨앗이면 열매도 당연히 '나'이거니 여기고 죽을 결심을 ..
승훈이에게 가끔씩 연락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수녀님에게서 받았다. 지난 성당 3년 내내 그 녀석은 내 기도와 염려의 대상이었다. 떠나는 마지막 밤까지 워낙 버라이어티하게 헤어진 데다가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떠난 사람은 맡길 줄도 알아야 한다 싶어 생각날 때마다 기도만 했었는데... 이제 가끔 기도하고 있다는 카톡을 보내야겠다 싶다. 성경 공부하던 청년들 모임에 잠시 들어가 이런저런 이야기들 하고 왔다.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도와줄 것이 있으면 정말 무엇이든 도와주고 함께 고민하고, 헤쳐나가고, 기도하고, 즐기고 싶다. 나의 몫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하루! 카톡을 보냈더니, 밤에 자는데 카톡이 왔다.잠을 쫓아내며 한동안 얘기하다가 그만 끝내려 하니 마지막으로 온 문..
아침 미사를 차리러 나오면 고요한 성당엔 햇살이 가득하고 한 구석에선 할머니들이 모여 한국어와 영어가 뒤섞인 묵주기도를 바친다. 기도소리와 내 발소리만이 존재하는 시간.
휴가라고 하기도 뭣하지만, 여튼 공휴일 이틀을 사무실에 나가지 않는 바람에 휴가란 걸 썼다.그래도 아침에 일어나 미사를 차리고 저녁에 반모임도 나가고 했지만그 중 하루는 시간을 내어 학사님들과 바다를 보러 갔다.한국의 바다처럼 호젓할 리가 없었기에 멀리서 바다란 걸 보다가 돌아왔다. 젊은 학사님들이 수녀랑 나가서 뭔 재미가 있으셨겠냐마는,늘 고맙게시리...이렇게 잘 대해준다. 모르는 사이에 사진도 찍어주고(물론 아이폰 5 자랑이긴 했지만..ㅎㅎ)멀미할 정도로 버라이어티한 드라이브를 선사해 주신 학사님들께...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