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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3장 (14)
깊이에의 강요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마태 23,37-39) 예수님은 분명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24절)하시며 이 비유를 시작하셨다. 비유에서 종들 역시 집주인에게 질문할 때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27절)하며 가라지는 집주인이 아니라 원수가 그리 하였음(28절)을 분명하게 짚고 시작한다. 하지만 제자들은 이 비유를 '밭의 가라지 비유'(36절)라고 부르면서 설명해 달라고 청한다. 들어도 듣지 못하는 제자들이니 답답한 마음에 다시 한 번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새겨들어라...라는 말에서 시선이 멈춰서 다음으로 잘 넘어가지지 않았다. 채 다 읽기도 전에 뭔가 미진한 느낌. 지금의 내가 놓치고 있는 건 뭘까. 지금까지의 이 복음은 내가 지금 무슨 밭인가를 들여다보게 해 주었다. 길 위이기도 하고, 돌밭일 때도 가시덤불일 때도 있었다. 자신있게 나 자신이 상태를 좋은 땅이라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하지만 늘 당시의 나 자신을 잘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이끌어준 복음이다. 더불어 어떤 밭에 떨어지든 실망치 않고 씨를 뿌리시는 분에 대한 묵상도 종종. 그런데 오늘은, 원해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그 사람더러 어쩌라는 건지요...라는 의문이 자꾸만 들었다. 이런 의문을 처음 가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대답을 듣고 싶었다. 나로 치자면 그리 잘한 게 없으니 대들지 ..
마태오 복음 13장에는 하늘 나라에 관한 비유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 그물의 비유 이렇게 모두 7가지가 나온다. 그 중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는 분량이 적기도 하지만 각각의 비유로 나눠져 있지 않고 하나의 제목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숨겨진 보물이라는 비유와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 비유를 함께 묶어 놓았다. 왜일까.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아, 발견한 사람은 잘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보물만 사는 것이 아니라 보물이 묻힌 밭도 함께 말이다.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아, 발견하면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The..
내 마음 밭에는 좋은 것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가라지도 함께 자란다. 나는 추수할 때 좋은 것만 가려서 뽑고 싶은데 예수님은 먼저 가라지를 뽑으라 하신다. 그것도 그냥 뽑아서 대충 던져버리지 말고 그러모아서 단으로 묶으라 하신다. 굳이 가라지를 뽑는 수고를 하라시는 것이다. 보기 싫은 것 역시 내 일부임을, 그냥 던져버려야할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정리하라신다. 그런 뒤 '태워버려라'하신다. 번제(燔祭)이다. 하느님 앞에 온전히 살라 봉헌하는 것. 하느님께서는 버젓한 밀(좋은 씨)만 받으시는 게 아니라 내 부족한 허물마저도 받으신다. 하느님은 아시는 것이다. 밀만 수확한 후 풀밭을 그대로 엎어버리면 내년에 또 다른 풀이 자라나 말썽을 일으킨다는 것을. 내 안의 어두움과도 직면하여 정리한 뒤 하느님께 온전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