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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5,1-11(훈화) 본문

루카의 우물/루카 5장

루카 5,1-11(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13. 5. 11. 05:38

이번 주 복음은 연중5주 복음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시는 장면인데요, 루카복음은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베드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예수님을 처음 만난 베드로는 "스승님"이라고 불렀는데요, 그러다 "주님"이라고 예수님을 부르게 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베드로는 어부였습니다. 자신의 배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 어부였겠죠? 그런 베드로가 왠일인지 그날만큼은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그만 그물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배에 오르시더니 저어 나가라고 하십니다.

그리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하십니다. 어부가 고기를 잘 잡을까요, 목수가 고기를 잘 잡을까요? ^^ 근데,  베테랑 어부 앞에서 낯선 목수가 나타나 고기 잡는 법을 일러줍니다. 호숫가에는 예수님을 따라온 군중이 잔뜩 모여있는 상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깊은 데, 곧 낮은 곳, 겸손의 길로 초대를 하신 겁니다.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한낱 목수일 뿐인 예수님의 초대에 베드로는 자존심을 버리고 응답합니다. 겸손의 길로 들어선 것이지요. 여지껏 자신이 믿어왔던 고기잡는 기술로는 잡을 수 없었던 물고기를 '말씀을 들음' 곧 '겸손한 응답'으로 배 두 척이 가라앉을 만큼 많이 잡게 됩니다. 그런 후 베드로는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우리 베네딕토 수도자들을 위해 베네딕토 성인이 쓰신 수도규칙에 보면,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이야기하시면서 '겸손'으로 올라가고 '교만'으로 내려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제자들인데요... 복음 묵상하시면서 '지금 내가 올라가고 있는강, 내려가고 있는강...' 한번 깊이 묵상해 보셨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초대처럼 우리 마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기도의 그물을 내려보셨으면 합니다.

혹시 내려가고 있다해도 걱정할 건 없습니다. 하느님을 힘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본래 왔다갔다 하는게 우리 신앙의 여정이니까요..한 주간 잘 지내시고 복음 묵상 하셔서 힘 많이 받으세요.

200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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