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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칼의 노래 본문
김훈.생각의 나무. 돌이켜볼 수 없었고, 그 하찮음들은 끝끝내 베어지지 않는다는 운명을 알지 못했다."
옳음을 향한 본능은 늘 그를 위협했다. 위협 정도가 아니라 매일 밤 매일 낮 이순신을 사지로 내몰았다. 나는 죽을 각오로 내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죽지 않고서는 이어갈 수 없는 복음으로의 초대에 번번이 퇴짜를 놓아버리는 내가 무슨 수로 세상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까 싶어지니 나는 또 외로워진다.
이곳에서의 예정된 시간이 끝나간다. 늘 이별을 준비하는 나의 오래된 습성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되곤 하는데... 오늘따라 가을비가 한없이 내려서 그런지 나의 한계가 더더욱 느껴지는 요즘이다.
더이상 물러설 데가 없어... 어제 내 입으로 뱉은 말인데도 말을 하는 도중에 후회했다. 현실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램이 너무 강렬하게 감지되는 바람에... 하지만 물러설 데 없는 나의 이곳이 나를 강한 바람에도 꼿꼿이 설줄 알는 사람이 되게 하겠지.
김훈 작가에게는 생의 양면적 진실에 대한 탐구, 생의 긍저을 배면에 깐 탐미적 허무주의의 세계관, 남성성과 여성성이 혼재된 독특한 사유, 긴장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매혹적인 글쓰기로, 모국어가 도달할 수 있는 산문 미학의한 진경을 보여준다는 평이 따른다. 나 역시 격하게 동의한다. 오늘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문재인씨가 확정된 날이다. 칼의 노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그가 더이상 물러설 데가 없는 대통령이 되어주길 바래본다... |
201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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