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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하얼빈 본문

雜食性 人間

하얼빈

하나 뿐인 마음 2023. 1. 18. 13:28

김훈. 문학동네.

도마야,
악으로 악을 무찌른 자리에는 악이 남는다.
이 말이 너무 어려우냐?
네가 스스로 알게 될 때는 이미 너무 늦을 터이므로
나는 그것을 염려한다.

 

무엇이 정말 옳은 일인지, 무엇이 정말 필요한 일인지... 우리는 과연 알 수 있을까. 알게 되었다 해도 그것이 과연 정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문장 하나를 건지긴 했지만 사실 가장 마음에 많이 남아 있는 건, '차마 그 말을 하지 못했다'는 문장이다. 안중근은 소설에서 거듭해서 생각하고 수도 없이 판단하고 수시로 판단했지만, '그 말을 하지 않았다'는 문장은 반복해서 나왔다. 치열한 심사숙고였어도 말이 되어 드러나는 건 일부일 뿐. 말이 되지 못한 다짐과 숙고와 짐작들로 우리네 내면이 채워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단단하게, 속속들이... 그러니 드러나는 태도와 표현한 말과 함께  남모르는 나만의 생각도 다 나의 인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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