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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르 1,40-45 첫마음은 왜 이리도 잘 잊힐까 본문

마르코의 우물/마르코 1장

마르 1,40-45 첫마음은 왜 이리도 잘 잊힐까

하나 뿐인 마음 2023. 1. 12. 08:39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마르 1,45)

첫마음은 왜 이리도 잘 잊힐까… 첫마음이 잘 유지되면 좋겠지만 참 어려운 일이다. 무릎까지 꿇어가며 도움을 청할 땐 스승께서 하려는 일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40절), 바로 자신의 행동이 그렇게 할 수 없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은 못했겠지. 가능성에 대고 빌었지만 나의 부주의가 다음 가능성을 막을 수도 있다는 걸 우리는 쉽게 잊고 산다. 일단 나의 원의가 이루어지고 나면 … 흩날리던 눈송이처럼 땅에 닿기도 전에 사라져버린 나의 다짐과 기도들은 얼마나 많았나.

선의(예수님의 치유를 ‘선의’라고 말하기엔 너무 가볍지만)가 항상 선의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예수님은 멈추지 않으셨다. 당장은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셔야 했으면서도 며칠 뒤 가파르나움으로 들어가셔서 중풍병자를 고치셨던 예수님(2,1f). 선의로 돌아오지 않아도 예수님께서 구원의 행위를 멈추시지 않으셨던 건 첫마음을, 그 일을 하시는 이유를 잊지 않으셨기 때문이겠지…

간절하게 빌던 때와 낫고 난 후의 생각과 태도가 달라진(나빠진 건 아니다. 조금 부주의해지고 희미해진 것일 뿐) 나병 환자가 오늘 따라 더더욱 나와 닮았다 싶어 묵상이 힘들었지만, 나의 어리석음에도 사랑을 멈추지 않으시는 예수님께 더욱 기대며 살아가야겠다. 변하더라도 다시 시작하고, 잊었더라도 다시 시작하고, 그렇게 매번 다시 시작할 힘을 얻자, 그분께 기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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