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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요한 1,29-34 요한이 본 것 (가해 연중 제2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요한의 우물/요한 1장

요한 1,29-34 요한이 본 것 (가해 연중 제2주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3. 1. 10. 20:53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 주셨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 과연 나는 보았다.” (32-34절)

 

이번 주 복음에서 요한은 예수님을 알지 못했다고 두 번(31. 33)이나 말합니다. 그런 요한이 복음의 끝에서는 과연 나는 보았다’(34)고 했습니다. 복음을 묵상하면서 요한이 본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요한은 도대체 무엇을 보았기에 예수님을 알아보고 증언할 수 있었을까요.

 

보고 싶고 알고 싶은 마음으로 복음을 묵상하다 떠오른 것은 말없이 물속에서 머리를 숙였을 예수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요한이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이 내려와 머무르시는 가시적인 모습이 아니라, 죄인도 아니면서 기꺼이 세례를 받는 예수님의 태도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에게는 세례가 불필요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고 기꺼이 내려가 물에 잠긴 예수님, 내가 요한보다 낮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요한 앞에 겸허한 자세로 머리를 숙인 예수님, 사람들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기꺼이 여느 사람들처럼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예수님.

 

알고 있어도 들어주고, 나를 몰라줘도 행하고, 불필요해도 받아들이는 예수님의 태도. 우리는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이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고, 불필요하다 싶으면 조금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고, 나를 몰라주면 더 이상 행동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런 태도로 세례를 받으시며 공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요한은 이런 예수님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아드님'임을 알아본 것은 아닐까요. 이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태도를 배우라고, 배워서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증언하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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