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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5,17-26 흔들리면서 주님께 더 깊고 튼튼한 뿌리를 내려갈지도 모르겠다. 본문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대답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루카 5,22)
근래 나를 계속 흔들던 생각, 나를 끊임없이 가라앉게 한 생각은 '속으론 안 그랬구나.'였다. 이 생각은 곧 속았다, 속였다로 이어졌고 침묵으로만 기도하는 시간, 글 한 줄 읽지 못하는 시간, 마음을 드러내는 것에 용기가 필요하던 시간, 부유하는 생각과 감정들을 가라앉히기 위해 기다리며 타인을 공격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눈과 귀를 닫고 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통해 내게도 질문하신다. "너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나무라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아시는 그들의 생각(22절)은 '딴마음'이 아니라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자연도 인간도 시시각각 변해간다. 좋았다가도 금세 시들고 어제는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지만 오늘은 견디기 어렵다. 푸릇푸릇 고운 새순도 언젠가는 말라버리고 우아한 꽃잎들도 결국은 시든다. 내 마음도 오늘은 어려워도 내일은 조금 수월해질 수도 있으니... 예수님은 나의 속마음만 아시는 게 아니라 나의 한계도, 아쉬움도, 변화에 대한 갈망도, 꺼내지 못한 기도 지향도, 나조차도 알 수 없는 변해갈 내 모습마저 아신다.
예수님은 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한 사람들에게 그것이 잘못임을 알려주시기보다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하는 방법을 택하셨다. 헷갈려하고 믿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분명하게 알려주시는 행동을 택하시는 예수님을 보며, '섭섭함은 어찌 이겨내셨어요?'하고 묻고 싶지만, 사실 나는 그 답을 모르지 않는다.
죄를 용서받은,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된 중풍병자만 하느님을 찬양하게 된 것이(25절) 아니다.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집으로 돌아갔다(26절). 몸이 마비되었던 사람도,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 마비되었던 사람들도 모두 하느님을 찬양했다. 그들은 또 흔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흔들리면서 주님께 더 깊고 튼튼한 뿌리를 내려갈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하느님을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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