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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서로가 힘이 되어 준다 본문
매주 첫영성체 부모 교리 시간에 <찬미받으로서>를 강의한다. 강의로는 처음이라 관련 자료들을 읽고 공부하고 정리해서 키노트 작업을 하는 것도 좀 벅찬 일인데 매주 강의를 해야한다는 건 더 부담스러운 일. 근데 보다 더 큰 문제는 아이들이 세 가정 뿐이라 엄마 세 명에게 강의를 한다는 것.
교황님 글이 무척 좋은 내용이긴 하지만 내용이 깊어서 엄마들이 직장 다니고 집안일도 하면서 여유 있게 번역문을 매주 읽는 것이 쉽지 않을테고(예비자 엄마도 있음), 강의 내용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재밌는 얘기일 리가 없으니 하는 나도 어렵지만 듣는 엄마들에게는 더 재미 없고 힘든 일일까봐(그래서 더 노력하긴 하지만) 매주가 고민의 연속이었다. 어쩌다 한 분이 빠지기라도 하면…
지난 주엔 다들 조금씩 늦으셔서 무안해하지 말라며 꺼낸 이야기가 이 고민이었는데, 한 엄마가 들려준 얘기가 뭉클했다. 지난 밤 꿈에 또 지각을 해서 헐레벌떡 달려갔는데 우아한 대리석으로 마치 제단처럼 꾸며진 강의실에서 내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수녀님 강의가 제겐 제대 위에서 일어나는 미사처럼 경건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란 걸 깨어나서 새삼 깨달았어요.”하는데 가슴이 뜨뜻해졌다. 고마워서 나는 또 더 열심히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준비했고, 그 엄마는 이번에도 또 살짝 늦으셨고 ㅎㅎㅎ 이렇게 서로가 힘이 되어 주는구나. 또 혼자 고민에 빠질 때 읽어볼라고 일기장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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