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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본문

雜食性 人間

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하나 뿐인 마음 2022. 4. 7. 00:25

박정은. 서사원.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통역사의 성장 에세이.

숙제로 읽긴 했지만 이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이들은 어떤 기도를 해야할지, 알려주시길 기도하며 읽은 책이다. 필요에 의해 읽은 책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역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한 부모 가정의 아이였다. 물론 이 책의 작가와는 경우가 좀 다르긴 했지만, 나 역시  주위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성장시켰는가 싶어서 새삼 감사했다. 나를 키워준 모든 이들의 사랑으로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으니 나의 삶이 기도가 필요한 모든 이들을 향하길 바라고 기도한다.

작가의 다음 말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이 글을 통해 배우자와 헤어졌어도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려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더불어 나의 잘못이 아니었던 일임에도 나를 한없이 깎아내리며 학대하고 사랑하지 못한 시간이 얼마나 무가치한 일이었는지 깨달았기에 한쪽 부모의 부재로 혼자 고민하고 있을 이들에게 깊고 진실한 위로를 건네고 싶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같은 한부모 가정의 부모와 자녀들이 희망을 얻고 편견 어린 시선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p.4
"이제 솔직하게 상처를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다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음을 깨닫고 오랫동안 묻어두기만 했던 상처도 자연히 치유될 거라 믿기 때문이다."

p.6
"이러한 편견은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에 비해 사랑과 관심을 덜 받을 거라고 짐작하는 데서 비롯되곤 한다."

p.6
"나는 나의 삶을 통해 가정의 형태보다 ‘부모와 자녀가 어떤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는가’와 ‘어떠한 사회의 인식 속에서 살아왔는가’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p.23 ~ p.24
"그만큼 아픔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웬만한 건 참도록 프로그램밍이 된 것 같다. 어쩌면 나는 인내를 강요당했던 것 같다. 비명을 지르지 않음으로 어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순한 아이. 감당하기 버겁지 않은 아이로 자라길 바라던 어른들의 바람대로 ‘순하게’ 자랐던 나는 한때 그들의 자랑이었다."

p.28
"주위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올곧게 살아가려는 이가 있다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기대하는 바가 있음을 알려 주면 좋겠다. 열심히 살아보려 힘을 내는 누군가에게 당신의 도움과 관심이 축복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p.33
"늦게나마 알게 된 건 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상대방은 자신의 마음에 따라 나를 싫어할 수도 좋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걸 깨달은 뒤로는 어떻게 해도 변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빠르게 내려놓는 편이다. 단점을 보완하여 완벽하게 보이고자 하는 노력은 나 자신을 더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p.43
"날이 섰던 마음도 시간이 지날수록 아빠의 사랑으로 무뎌져 갔다."

p.54
"할머니는 언니인 나에게 ‘네가 엄마 노릇에 아들(?) 노릇까지 해야한다’며 무거운 짐을 짊어 주었지만 나는 나만 동생을 지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의지하는, 어쩌면 둘이어서 다행이었던 삶이기 때문이다."

p.61
"누구도 본인의 삶을 원하는 대로만 살 수 없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 나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러니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힘든 일을 하나 겪었을 뿐이라 생각하고 세상에 좀 더 떳떳했으면 좋겠다."

p.61
"편견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고 거짓을 말하거나 억지로 숨기는 건 일시적으로 상황이 나아질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곪아 들어가는 일."

p.61
"나는 아빠와 ‘자식과 부모의 관계’일 뿐 엄마가 느꼈을 정서를 나에게 이입시키지 않아야 하고, 무엇보다 부모와 그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분리할 필요가 있다."

p.86
"부모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걸 부모가 되어서 깨닫는다. 자녀의 행복이 부모의 인생을 포기해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면 더욱더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부모 자의에 의한 것이라 해도 조건 없이 무엇이든 퍼 주기만 하는 사랑이 자녀를 성장시키는 데 과연 온전하게 도움만 될지도 의문이다."

p.201
"아이는 지금의 나도, 어린 시절의 나도 아닌 또 다른 인격체임을 인식해야 했다."

p.206
"나를 떠난 부모에 대한 트라우마로 나는 내 아이의 어린 시절을 가능한 오랫동안 곁에서 보고 지켜 주고 싶었다. 그것이 새로운 시작을 어렵게 했다."

p.216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쉽게 평가하는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말자. 스스로 나의 삶을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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