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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26,15-16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내가 직접 죽인 건 아니지 않냐고 말하지 말자 #dailyreading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26장

마태 26,15-16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내가 직접 죽인 건 아니지 않냐고 말하지 말자 #dailyreading

하나 뿐인 마음 2021. 3. 31. 19:37

“내가 그분을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님을 넘길 적당한 기회를 노렸다. (마태 26,15-16)

복음을 읽다가 유다가 변명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 나 역시 ‘변명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마치 유다의 마음 속에라도 들어가 본 것처럼, ‘처음부터 팔아 넘기려고 했던 게 아니라 그냥 얼마를 주는지만 알아보려 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 안의 유다 이스카리옷.

이런 변명을 숱하게 봐 왔다. 괴로운 기억이지만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되기 시작하고 수사가 진행되자, 궁금해서 들어가 보기만 했다, 정말인가 싶어 돈을 보내보기만 했다, 내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 모두 공범이자 가해자임을 우리는 안다. 이 이스카리옷 유다는 내 안에도 숨어 있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그러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예수를 넘겨주면 무엇을 줄지 그냥 물어보기만 해도 죄의 유혹자는 즉시 돈을 건넨다. 이미 몸을 돌려 찾아갔고, 질문했다. 죄는 돈을 받았을 때가 아니라 물어보는 순간부터 시작이다. 내 머리 속에서 끝나지 않고 아무리 작은 행동이라도 취하기 시작하면 이미 죄는 시작된 것이다. 그러니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고, 내가 직접 죽인 건 아니지 않냐고 말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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