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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요한 1,6-8. 19-28 요한은 기꺼이 ‘소리’가 되었습니다. (나해 대림 제3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요한의 우물/요한 1장

요한 1,6-8. 19-28 요한은 기꺼이 ‘소리’가 되었습니다. (나해 대림 제3주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0. 12. 13. 09:37

 

  세례를 베푸는 요한에게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자 유다인들은 신경이 쓰여 요한에게 사람들을 보내 질문했습니다. “당신은 누구요?” 요한은 이 질문에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대하던 역할이 바로 그리스도, 엘리야, 예언자인데 요한은 자신을 말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투영된 좋은 이미지, 그리스도와 엘리야, 예언자를 부정합니다. 아무리 좋은 이미지라고 해도 타인이 기대하는 '나'를 과감히 거부할 줄 아는 것. 여기에서 진짜 '나'를 찾아나서는 길이 시작됩니다. 

 

  나를 과시하고 포장해야만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세상에서 요한의 자기 부정은 자기 자신을 비우고 비워 낸 자리에 예수님을 모시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가치 있게 다가옵니다. 참 신앙인은 평생이라는 시간 속에서 나로 가득한 나 자신을, 수많은 ‘나’로 가득한 세상을 하느님의 것으로 바꾸어 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세상 안에 하느님의 뜻이 가득 차게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어서 요한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설명합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너는 누구냐?라는 질문에 요한은 자신을 ‘소리’라고 표현합니다. 소리는 말하는 이가 있어야 비로소 존재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소리는 듣는 이가 있어야 실현됩니다. 예수님이 없다면 자신은 존재할 수 없음을, 예수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대상인 인간이 있어야만 자신의 존재가 실현됨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길을 준비하고자 요한은 기꺼이 ‘소리’가 되었습니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세상이 자신을 메시아라 여기며 따를 때, 자신에게 온갖 존경과 관심을 표현할 때, 요한은 오히려 그런 세상을 향해 과감하게 고백합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이 대림 시기에 세례자 요한의 고백을 묵상하면서, 우리 역시 우리 존재의 근원은 다름 아닌 예수님이심을 고백하며 기쁜 마음으로 오실 주님을 기다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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