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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RB 제42장 "수도승들은 언제나 침묵을 지키기에 힘써야 하겠지만, 특히 밤 시간에 그러하다."(RB 42,1) 본문

아무것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말라

RB 제42장 "수도승들은 언제나 침묵을 지키기에 힘써야 하겠지만, 특히 밤 시간에 그러하다."(RB 42,1)

하나 뿐인 마음 2020. 6. 8. 23:06

"수도승들은 언제나 침묵을 지키기에 힘써야 하겠지만, 특히 밤 시간에 그러하다."(RB 42,1)

 

규칙서에 의하면 저녁기도와 식사를 마친 후(식사가 없는 날엔 저녁기도 후)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성서를 듣는다. 이후 <끝기도>를 바칠 것이며, 이후엔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없는 대침묵이 시작된다. (사려 깊은 성인은 이 대침묵에도 예외를 두지만, 최대한의 신중함과 가장 적당한 절제로 행하라고 덧붙인다.) 이 장을 읽으면 우리의 침묵은 고요를 위해 소리를 소거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침묵의 시간은 예외 없이 모두가 모여 하느님 말씀을 듣고 받아들인 후 무르익기를 기다리며 뜸을 들이는 시간이다. 서두르지 않고, 섣불리 열어보지 않고, 잠잠히 기다림으로써 수도승으로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수도자들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천금 같은 시간이다. <끝기도> 후 완전한 침묵으로 봉인된 수도자들의 입은 다음날 첫기도를 시작하면서 열리는데(수동), 스스로 여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봉인을 떼어 주시기를 청한다. “주여 내 입시울을 열어 주소서. 곧 내 입이 당신 찬미를 전하리이다.”(RB 9,1)

 

우리들에게 있어 침묵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한 안으로의 가라앉음이요,

하느님 말씀으로 채우기 위한 비움이요,

하느님 말씀으로 무장하기 위한 내려놓음이다.

 

"우리는 오로지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침묵을 지킵니다." - 디트리히 본회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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