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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14호 내 이유(怡愉)의 하느님 본문
하느님, 찾아오시어 들어주소서.
소리가 되지 못한 이내 설움
오직 당신께서만 들으실 수 있나이다.
화살은 나를 명중했고 파도는 나를 삼켜
두 손은 텅 비었고
주먹을 쥐어볼 힘마저 다 빠졌습니다.
둘러싼 모든 것이 사라지고
태초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듯
오직 혼자 쓰러져 있습니다.
흐느낌은 울음으로 바뀌고
목은 다 쉬어가건만
들어주는 이 어디에도 없나이다.
목소리는 사라지고 바람조차 잠들어
곧 어둠이 내려오면
차가운 적막만이 나를 반깁니다.
내 존재를 허락하신 분
나를 잊으실 리 없으시니
부은 두 눈 들어 찾아 헤매는 곳
오직 당신뿐입니다.
내 모든 怡愉(이유)의 하느님,
아무도 알 수 없는
내 심장의 고통을 알아주소서.
뼛속으로만 흐르는
내 피의 서러움을 알아주소서.
아무도 듣지 못하는
이내 가슴 속 절규를 들어주소서.
당신만이
내 고통의 怡愉이기 때문입니다.
내 존재의 怡愉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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