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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정위 스님의 자수 정원 본문

雜食性 人間

정위 스님의 자수 정원

하나 뿐인 마음 2019. 7. 10. 15:40


정위 지음. 브.레드

집에 혼자 있는 날이라 땡땡이를 쳤다. 마침 휴가 갔다가 형부한테 얻은 영화 쿠폰도 있고 키키 재상영 소식을 들었고, 시내 나가는 길에 보려고 정위스님 자수책을 들고 나섰는데... 오는 길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집앞 카페에 와서 마저 읽고 들어간다. 밥짓고 청소하기 전에 마저 읽고 싶어서.

키키의 마법이 약해지는 걸 마음의 동요 없이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 허나 마음이 복잡해지기 보다 오히려 하나로 모아지는 기분. 스님의 책이 길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자수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 스님 때문에. 사람들과 함께 살되 마녀인 자신의 모습을 끝내 되찾은 키키 때문에. 사람들처럼 사는 게 아니라 함께 살되 나처럼.

내가 스님처럼 자수를 놓을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간간이 피아노를 치고, 카드에 그림을 그리면서 나의 삶을 살아간다. 함께 살되 나처럼.

"내가 수놓는 꽃이 내 꽃. 세상일 마음대로 안 되는데 수라도 내 맘대로 놓아야겠다. "

"나는 서너 가지 쉬운 바느질법으로 수를 놓는다 하늘하늘 꽃잎 끝자락과 느긋하게 춤추는 듯한 줄기를 보면 마음이 홀가분하고 편안해진다. 자연은 그러한데 그 모습을 요란하게 담을 필요가 있나."

"자수는 살피는 일이다. 가만히 보면 초록 잎도, 나뭇가지도 모두 다르게 생겼다. 빈 병에 꽂아둔 부러진 가지도, 들에 핀 이름 모를 풀도 그 선과 색이 저마다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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