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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무엇이든 가능하다 본문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
인간의 상처는 깊어지면서도 동시에 아물 수도 있다. 곪는 것도, 아무는 것도 멈추지 않고 진행된다. 어디서건 어떻게건. 사라지듯 고요히 혹은 격렬하게 요동치면서. 읽을 수록 제목을 이해하게 되는 소설. 그래, 정말 무엇이든 가능하다.
이대로 엘리자베스를 보낼 수 없어 올리브 키터리지를 지금 당장 읽고 싶은 밤이네.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일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아버지는 그 일을 했고, 그래서 아버지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났던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는 자기 안에서 살아갈 수 없었어요."
"그렇다면 그 일은 그냥 흘려보내라고 제안하겠네. 자네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들과 싸워왔어."
"자책한다는 것, 음, 자책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다른 사람들을 아프게 한 일에 대해 미안해할 수 있다는 것-그것이 우리를 계속 인간이게 해주지."
"물론 화가 났지. 네가 내게 정말로 무례하게 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나한테 그 말을 할 권리가 주어지는 건 아냐."
"가끔은 그렇게 괜찮지는 않다는 거예요. 절대로 그렇지 않죠. 늘 괜찮은 건 아니예요."
"네 어린 시절이 온통 장밋빛은 아니었는데도 너는 그 시기를 무사히 넘겼어. 나는 네가 자랑스럽고 네가 놀라워."
"에이블에게 삶이 수수께끼인 부분은, 사람들은 많은 것을 잊어버린 후에도 그것을 지닌 채 살아간다는 사실이었다-환각지(幻覺肢) 같은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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