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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세월이 주는 선물-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본문

雜食性 人間

세월이 주는 선물-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하나 뿐인 마음 2018. 10. 5. 21:36



조앤 치티스터 지음. 이진 옮김. 문학수첩.

나에겐 아직 좀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이 수녀님의 글은 언제나 좋고 반갑고 고맙다. 내가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읽은 책인데, 그동안 내가 참 애늙은이 마냥 살았던 건 아닌가 싶고 초월이 아니라 무기력, 너그러운 게 아니라 게으름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미국으로 소임을 떠나면서 이제 첫영성체 교리를 할 일이 없겠다 싶어 그동안 모아 둔 자료를 아낌 없이 처분했다가 대전으로 가서 3년 내내 혼자 다시 모으고 정리하며 교리하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었는지를 그새 잊어버리고, 앞으로 뭔가 새로운 일을 할 일이 얼마나 생기겠나 싶어 이젠 뭘 모아두거나 정리하지 말고 그때그때 보고 그냥 끝내자 마음 먹었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후로 다시 묵상 메모 정리를 시작했다. 성경이나 교리도 다시 볼 일이 있건 없건 간에 정리하면서 살자 마음 먹었고 내친 김에 이번 피정 강의는 노트도 하고 컴으로 정리까지 했다. 강의 정리는 수련소 이후 처음인 거 같은데, 강의 신부님의 묵상도 내게 큰 자극이 되었고 수녀님의 글도 나를 다그쳤다.

품위 있게 나이들기 위해선 지금부터 품위를 갖추어야 하듯, 내 수도삶이 하느님 안에서 깊고 넓어지려면 지금부터 하느님으로 충만해야할 터.

은퇴하신 후 성당 일에 조금씩 발을 들여놓으시는 어른들께 소개해야겠다.

p.11
"죽음과 나이 듦은 동의어가 아니다. 죽음은 어느 때고 찾아올 수 있지만 나이 듦은 진정으로 축복받은 자에게만 찾아오는 것이다."

p.12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나이가 드는가, 또 인생의 단계마다 그 시간이 주는 소중한 것들을 얼마나 누리며 사는가다. E. M 포스터가 말했듯, 우리가 계획했던 삶을 놓아주어야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삶을 가질 수 있다."

p.12
"나이 듦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나이 드는 것에도 목적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p.13
"내가 깨달은 진리는 이렇다. 우리에게 꼭 한 가지 인생이 주어졌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 모든 삶은 여러 개의 삶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저마다 삶에는 그 나름의 짐과 묘미와 실수와 죄악, 영광, 뼈아픈 좌절,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며 그 모든 것이 우리를 하나의 목적지, 바로 행복과 성취감으로 이끄는 것이다."

p.16 ~ p.17
"노년은 인생의 마지막을 기다리며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 아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진정으로 살아 있어야 하는 시간이다. "

p.24
"현재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기보다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갈망하게 하는 후회는 유혹이다. 우리가 이룬 것의 가치를 폄하하는 순간 현재와 과거는 모두 의문과 의심에 휩싸인다. 결국 "

p.44
"외부의 사람들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정의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 자신이 그 사실을 믿기 시작한다는 것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다. 부정적인 편견의 무게에 굴복하면 안에서부터 시들기 시작하고 결국 겉모습도 시들게 된다."

p.103
"삶의 핵심은 물질이 아닌 인간관계다.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았는가는 결국 우리가 손잡고 걸어온 사람들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곧 삶의 질을 결정한다. 인간관계야말로 지상에서 볼 수 있는 하느님의 얼굴이며, 인간관계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서 온갖 삶의 감정들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p.157
"산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점점 더 성숙해지고 점점 더 강해지고 점점 더 온화해지고 점점 더 생산적으로 되어서, 더 많은 지혜를 나눔으로써 후대 사람이 보다 분명한 길을 걷도록 돕는 과정이다."

p.190
"노인은 삶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 주는 진정한 표상이다. 그러한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 오히려 부도덕하다."

p.197
"진정한 삶을 살고 싶다면 충만한 사람, 흠뻑 빠져드는 삶, 그 속에서 즐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

p.208
"나이가 들고 살아갈 날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진리 중 하나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 중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흥분해서 무심결에 던진 말은 결코 돌이킬 수 없다."

p.219
"우리의 깨달음은 새로운 정직을 요구한다."

p.221
"오직 용서만이 고통을 잠재울 수 있다. 사과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랜 세월 동안 가슴 속에 품어 오며, 핥고 보듬고 시간을 끌며 광을 낸 상처는, 상처를 준 사람이 아닌 상처를 받은 우리 자신만이 치료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상처를 키운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p.221 ~ p.222
"비난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그저 저울을 수평으로 만들 뿐이다. 비난은 남을 심판하고 싶은 욕구를 사랑의 진통제로 바꾸어 놓지 않는다. 비난은 나를 본래의 모습, 보다 겸손한 모습, 보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지 않는다. 오직 용서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p.222
"이타적인 너그러움에서 우러나는 용서의 개념은 일종의 신화일 뿐이다. 실제로 용서는 용서받는 사람보다는 용서하는 사람에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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