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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쇼코의 미소 본문

雜食性 人間

쇼코의 미소

하나 뿐인 마음 2018. 9. 13. 12:39


최은영 글. 문학동네.

이래서 다들 그랬구나 하며 읽었다. 최은영 작가의 소설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은 ‘사람이 특별하다’는 것이 재주가 출중하거나 뭔가가 특출나서만이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또한 서로 관계를 주고 받으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내기 때문에 그 고유함 자체로 특별하다는 걸 보여줬다. 배워서 쌓이는 지식과 또 다른, 그 시간을 살아냈기에 깨치게 되는 것들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얼마나 내 삶을 진짜로 만드는 지도 알게 해주었고.

p.27
"증오할수록 벗어날 수 없게 돼. "

p.85 ~ p.86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투이의 유치한 말과 행동이 속깊은 애들이 쓰는 속임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런 아이들은 다른 애들보다도 훨씬 더 전에 어른이 되어 가장 무지하고 순진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연기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각자의 무게를 잠시 잊고 웃을 수 있도록 가볍고 어리석은 사람을 자처하는 것이다. 진지하고 냉소적인 아이들을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나는 투이의 깊은 속을 알아 볼 도리가 없었다."

p.152
"누군가를 조롱하고 차별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삶은 얼마나 공허한가."

p.164
"“기억은 재능이야. 넌 그런 재능을 타고났어.”
할머니는 어린 내게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건 고통스러운 일이란다. 그러니 너 자신을 조금이라도 무디게 해라. 행복한 기억이라면 더더욱 조심하렴. 행복한 기억은 보물처럼 보이지만 타오르는 숯과 같아. 두 손에 쥐고 있으면 너만 다치니 털어버려라. 얘야, 그건 선물이 아니야.”"

p.174
"침묵은 나의 헐벗은 마음을 정직하게 보게 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와 깊이 결합하여 분리되고 싶지 않은 마음, 잊고 싶은 마음, 잊고 싶지 않은 마음, 잊히고 싶은 마음, 잊히고 싶지 않은 마음, 온전히 이해받으면서도 해부되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아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무엇보다도 한지를 보고 싶다는 마음을."

p.200
"여러 사람의 미움을 견디기로 마음 먹었다고 하더라도 상처받을 수밖에 없었겠지. 자신을 지지하고 인정해주는 동료가 없는 내부에서의 투쟁이란 대체 얼마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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