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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본문
위화 지음. 이욱연 옮김. 문학동네.
산문집을 통해 이렇게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들려줄 줄은 몰랐지만, 한 사람의 생각을 읽었다기 보다는 마치 한 사람을 만난 것 같은 책.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를 읽으려다가 발령소식을 일찍 들어서 미국으로 가는 짐을 정리하면서 어쩔 수 없이 그 분원에 책을 두고 떠났고, 미국에선 체류 연장을 해야할지도 모른다고 해서 ‘형제’를 읽으려고 구해뒀는데 후임 수녀님 문제가 잘 해결이 되어 결국 다 읽지 못하고 한국으로 왔고, 여기 와서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과의 연은 참 희안하다.
강의를 듣는 것 같은 책이 아니라, 허름하고 어수선한 선술집에서 친구의 친구를 만나 찌개 하나 앞에 두고 밤늦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만남 같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야기는 아닌데 책을 읽고 나니 ‘위화 작가는...’이라고 말하기보다 ‘위화는...’이라고 말해도 될 거 같은 기분이 든다.
p.13
"“모든 사람은 그가 속한 사회에 책임이 있다. 그 사회의 병폐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하다.”
-노르웨이 작가 입센-"
p.66
"작가에 대한 선입견을 토대로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잘못이며, 위대한 독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난 상태에서 읽는 것이다. 그것은 텅빈 마음을 품고 읽는 것으로, 독서 과정에서 마음은 빠르고 풍성해진다. "
p.84
"문학에 진정으로 어떤 신비한 힘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다른 시대, 다른 민족, 다른 문화, 다른 환경에 속한 작품에서 우리 자신에게 내재된 감성을 읽도록 하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