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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그것이 정작 불러온 것 본문

vita contemplativa

그것이 정작 불러온 것

하나 뿐인 마음 2017. 1. 25. 08:10


풍자 그림에 대해 불편한 의견이든 응원하는 의견이든 거기까진 각자의 판단이라 여긴다. 난 그저 역겹기만 하고 무엇을 풍자하는 지도 잘 모르겠지만 미학에 대한 내 무지려니 한다. 하지만 각 글에 대한 댓글을 보고 그것이 정작 불러온 것이 무엇인가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예술이든 트윗 몇 줄이든 주위 사람들과 나누는 몇 마디 말이든 그것이 불러 일으키는 반응 역시 내 표현의 연장선이라 생각한다. 댓글에 쏟아지는 제한 없는 험한 욕설, 비판 없는 원색적 비난을 보니 쓰레기통에 버려져야 할 것들이 길바닥에 나부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가 지나치게 고루해서 인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욕 한 번 하고 쓱 다음으로 넘어갈 만한 문제인가 싶다. 무언가를 길바닥 아무데나 두 사람은 처음부터 그걸 주워 담을 생각이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치워야 하고 그것은 시간과 수고를 들여야 하는 일이고 처음엔 쓰레기가 아니었다 해도 다른 이에겐 그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무엇일지도.

각각의 사람들이니 내 말에 대한 그 각각의 반응까지 모두 책임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책임감을 느끼면서 생각하고 말하고 적을란다. 적어도 내가 살고 싶은,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세상은 그랬으면 좋겠다.

트윗 하나 쓰려다가 생각이 길어졌다. 요샌, 생각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부쩍 한다. 부담되는 일이지만, 내겐 좋고 필요한 부담이다.


하긴, 요렇게 예쁜 카드도 결국엔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것이 세상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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