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의 노래
- 박태범 라자로 신부
- 사람은 의외로 멋지다
- 그녀, 가로지르다
-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 사랑이 깊어가는 저녁에
- 어느 가톨릭 수도자의 좌충우돌 세상사는 이야기
- 테씨's Journey Home
- 성서 백주간
- El Peregrino Gregorio
- KEEP CALM AND CARRY ON
- HappyAllyson.Com 해피앨리슨 닷컴
- words can hurt you
- 삶과 신앙 이야기.
- Another Angle
- The Lectionary Comic
- 文과 字의 집
- 피앗방
- 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홍's 도서 리뷰 : 도서관을 통째로. : 네이버 블로…
- 행간을 노닐다
- 글쓰는 도넛
- 명작의 재구성
- 사랑과 생명의 인문학
- 자유인의 서재
- 창비주간논평
- forest of book
- 읽Go 듣Go 달린다
- 소설리스트를 위한 댓글
- 파란여우의 뻥 Magazine
- 리드미
- 여우비가 내리는 숲
- 인물과사상 공식블로그
- 개츠비의 독서일기 2.0
- 로쟈의 저공비행 (로쟈 서재)
-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 2.…
- YES
- Down to earth angel
- BeGray: Radical, Practical, an…
- newspeppermint
- 켈리의 Listening & Pronunciation …
- Frank's Blog
- 클라라
- Charles Seo | 찰스의 영어연구소 아카이브
- 영어 너 도대체 모니?
- 햇살가득
- 수능영어공부
- 라쿤잉글리시 RaccoonEnglish
- Daily ESL
- 뿌와쨔쨔의 영어이야기
- 교회 음악 알아가기
- 고대그리스어(헬라어)학습
깊이에의 강요
마태 18,1-5. 12-14 본문
제자들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누구인지를 궁금해 한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보여주시며 이 아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라야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될 것이라 하시고 가장 큰 이를 궁금해하기 전에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지부터 고민하도록 말씀하신다.
오늘 복음에는 '하나'가 참 많이 나온다. 가장 큰 사람(물론 가장 큰 사람이니 하나일 수밖에), 어린이 하나,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 길을 잃은 한 마리... 사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한 분이시다.
나의 눈길을 끄는 '하나'는 과연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가장 큰 하나인가, 가장 작은 하나인가, 길을 잃어버려 당장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하나인가. 나는 과연 작은 이 하나라도 잃지 않는 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늘상 기억하고 있는가. 내 기도도 그러한가. 하늘 나라에서조차 가장 큰 이가 누구인지를 찾고 있는 제자들처럼 나 역시 만나는 신자들도 쉽게 눈에 띠는 사람들만 만나고 사는 건 아닌지, 기도할 대상도 크고 굵직굵직한 이슈들만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게 살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고 있지만, 부족하지 않은지 뒤돌아 보고 또 살펴 봐야 한다.
아흔아홉 중에 다른 한 마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텐데 길을 잃은 한 마리를 찾아 나선다는 말은 양떼를 눈으로만 돌보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마음에 늘상 간직하고 살아야 그 빈자리가 느껴지는 법.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어야 보이지 않아도 아픔을 눈치 채고 신음을 듣고 찾아 나설 수 있는 법.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늘 기도 중에 기억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의 한 분. 그 신부님은 애써서 가시밭길을 자처하는 분이다. 편하게 살라고는 말 못하지만, 억울하고 아프고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안달인 신부님을 볼 때마다 고마운 마음보다 미안하고 딱한 마음이 앞선다. 이곳저곳에서 받는 오해와 얻어 먹는 욕이 지긋지긋해서라도, 수시로 날아오는 어이 없는 출석요구서의 압박이 무거워서라도 그만두고 싶을 만도 한데 매번 상심하면서도 더 큰 보폭으로 힘을 내어 또 한 발씩 내디딘다. 이 분이 주춤하여 페북이나 트위터에서 며칠 보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때보다 더 잘 마음에 들어오고 기억이 난다. 어쩌다 한 번씩 들여다보는 페북에서도 그렇다. 그들에게는 이 분이 하나의 실낱 같은 희망일 테고, 내게도 자칫 잊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을, 사건들을 기억하게 하고 분노하게 하는 고마운 분이시다. 본인이 넘어졌을 때도 누군가 쓰러져 울지 않나 두리번 거리실 분. 찾아가서 울어주고 함께 있어 주는 신부님. 희안하게도 이 분은 좀 '작으시다'.
작은 것,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것, 부러진 것, 넘어진 것, 우는 것...을 품에 먼저 안으시는 하느님이시기에 내가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고 타인에게 손을 내밀고 다가설 용기도 얻는다.
'마태오의 우물 > 마태오 18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태 18,1-5.10.12-14 누구든지 가장 큰 사람 #dailyreading (0) | 2020.08.11 |
---|---|
마태 18,33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음을 알기에 잎을 떨굴 줄 아는 나무들처럼 #dailyreading (0) | 2019.03.26 |
마태 18,3-4 (0) | 2018.10.02 |
마태 18,19ㄴ-22 (0) | 2016.06.20 |
마태 18,21f (0) | 2013.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