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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4,1-11 훈화 본문
예수님 앞에 유혹자로 단단히 맘먹고 섰던 악마가 실은 가장 매여 있던 부분은 바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악마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하면서 예수님을 빈정거렸지만 실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가장 부러워하며 질투하진 않았을까요.
돌마저 빵으로 바꾸어야 하느님의 아들이 되리라 여기는 악마가 딱합니다. 세상이 돈과 힘만으로 돌아간다고 여기는 세상의 수많은 어리석은 사람들처럼 참으로 딱하기 그지없습니다. 빵으로 육신의 생명을 유지하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영적 생명을 돌볼 줄 아는 자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복음은 믿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힘이기 때문입니다(로마 1,16).
높은 곳에서 몸을 던져도 죽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보호하심 아래 살다가 부활하는 것이 자녀의 특권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음으로써 그분과 함께 다시 살게 될 것입니다(로마 6,8).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 법이지요(요한 12,24).
악마에게 엎드려 세상 모든 것을 얻는 게 아니라,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기는 것이 바로 그분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로 인해 그리스도를 얻고 그분 안에 있게 됩니다.
악마는 세상을 다 주고도 절대 할 수 없었던 것,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었지요.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습니다(요한 1,12). 이미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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