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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본문
공지영 산문집. 황금나침반.
오랜만에 읽는 공지영 작가의 책. 가을인가 보다. 계절이 지나가고 사랑이 지나가고 시련도 겪다보면 만나게 되나보다. 올 가을, 깊어지기 전에 그 누구라도 만나고 싶다.
저는 날마다 저 자신과 대치합니다. 내 속에서 들끓는 수많은 욕망과 집착과, 그것을 넘어서서 더 높고 맑고 깊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피흘리며 서로 부벼대고 있습니다.
살아온 모든 생애의 힘을 다해서 오래도록 움켜쥐고 있었던 손을 폈습니다. 내가 움켜쥔 많은 헛된 것들…… 결혼에 대한 집착, 행복한 가정에 대한 집착, 돈에 대한 집착, 명성에 대한 집착, 아이들이 공부 잘해야 한다는 집착,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집착, 심지어 도덕적으로 옳고 착하기까지 해야 한다는 그 끔찍한 집착까지! 그러고 나자 마지막으로 억울하고 가련한 희생자가 되고 싶은 저의 교활한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놀라운 일이었지요. 그것은 제가 그토록 경원하던 무책임한 삶의 다른 이름이었으니까요.
책을 덮으며 떠오르던 장면이 있었다. 아버지를 묻으러 가던 날 비가 왔다. 아직까지는 황량한 허허들판이었던 대전 현충원. 하얀 소복 저고리를 입고 생애 처음으로 밟은 추모의 공간. 기억의 나머지 장면은 모두 흑백인데 우산 하나만 선명하게 색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날의 그 우산은 어디로 갔을까. 세상 어디쯤에 묻혀 있을까. 내 기억 어딘가에 흔적도 없이 묻힌 추억의 편린. 오직 하나만 선명했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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