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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시몬 사무장님 연도에 다녀왔다. 본문

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시몬 사무장님 연도에 다녀왔다.

하나 뿐인 마음 2013. 7. 9. 12:55

2008.11.27.

 

시몬 사무장님 연도에 다녀왔다.

 

홀어머니와 함께 세상에 남겨진 무녀독남인 알비노.

정말이지 아무것도 모르는듯한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앉아있는 알비노를 보면서 20년전의 내가 생각났다.

 

나도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에 중학교 2학년이었지.

그때의 난 '좀 컸다고' 스스로 생각했었다.

'철없는 상주'라면서 어른들이 불쌍해하며 혀를 찰 때 겉으로는 그야말로 '철없는 상주' 표정을 지었었지만,

난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았고, 속으로 무시무시한 결심마저 하고 있었었다.

 

 

그날 난 밤을 새웠고 아버지가 가끔 불러달라고 하신 성가를 계속 부르다가 돌아가신 후 머리를 풀었다.

오랜 준비 후였기에 우리집은 벌써 준비에 들어갔고 아버지 침상을 정리한 후

쓰레기를 버리러 대문을 나선 나를 향해 새벽동이 터오르고 있었다.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하지만 차라리 어두웠으면 더 좋았을 그 새벽.

푸르스름한 새벽을 가로지르며

난 앞으로 그 어떤 것에도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덧붙여 장례를 치르면서 난...

스스로 어른들이 참 어리석다라는, 어른들이 더 철없다라는 그야말로 '철없는' 생각을 했었다.

 

 

알비노를 보는 서른다섯의 나는

열다섯의 나를 새삼 다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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