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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수녀님, 무슨 책 읽으시는데요? 본문

바람은 불고 싶은대로 분다

수녀님, 무슨 책 읽으시는데요?

하나 뿐인 마음 2013. 6. 27. 06:20

2006.11.24.

오전미사 전에는 미사를 차려놓고 주로 조배를 하고

저녁미사 전에는 제의방에서 책을 읽는다. 저녁미사는 어린이 복사라서 신경써줄 일이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오늘도 미사를 차려놓고 아이들을 기다리며 책을 읽는데, 로베르토가 와서 손을 씻다가 질문한다.

"수녀님, 무슨 책 읽으시는데요?"

"Ping이라는 책이다."

"그게 아니고요, 내용이 뭐냐구요."

"음...(정말 어려운 질문이었다) 잘 사는 것에 대한 책이야."

"그럼, 부자가 되는 방법에 관한 책인가요?"

... 정말 애들마음이 어떻게 되고 있는건지...슬펐다.

"아니, 그런건 아니고...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해서, 성실히, 진지하게 살아가는가에 관한 책이야."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황당한 대답이었다. 어려운 질문이었는데다 그녀석의 대답이 하도 기가 차서 하얗게 질릴 지경이었다.

그러자 또 한다는 대답이,

"아, 그럼 편하게 사는 것에 대한 책이군요."

......정말 슬픈 하루다. 무엇을 얘기해줘야할지...이럴 때 나는 또 막막한 무력감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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