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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0,17-22(훈화)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0장

마태 10,17-22(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13. 5. 11. 06:50

신부님 제의를 다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부님, 진짜 더우시겠다.” 평상복 위에 수단, 수단 위에 장백의, 장백의 위에 띠 두르고 끈 메고, 그 위에 개두포 하시고 제의까지... 진짜 더우시겠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제의방 청소를 하시는 자매님 한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미사 때 너무 더운 나머지 주보를 가지고 부채질을 하다가 신부님을 쳐다보면 그만 부채질을 멈추게 된다구요. 나보다 더 더운 신부님도 저러고 계시는데 싶어서 부채질을 그만두고 있노라면 곧 더위까지 잊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이 얘기가 이번주 복음 메시지와 참 통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주는 김대건 사제 순교자 대축일로 지냅니다. 마태오복음 10,17-22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회당에서 채찍질을 당할 것이고 형제가 형제를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고 자식도 부모를 거스르게 될 것이며 모두에게서 미움을 받을 것인데, 두려워하지 말고 견디어 내어라. 구원을 받을 것이다.” 복음 내내 예수님은 제자들 걱정을 하십니다. 그런데 당장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은 제자가 아니라 예수님이셨습니다. 이 세상 누구도 예수님만큼 고통스럽게 죽은 사람도 없고 예수님보다 더 큰 배신을 당한 사람도 없습니다. 근데 예수님은 당신 고통에 집착하지 않으시고 제자들의 고통을 염려하십니다. 신부님 더우신거 생각하면서 자신의 더위를 잊었다는 자매님의 체험처럼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자신을 고통에 집착하기보다 타인의 고통을 염려하고 위로하면서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법”을 가르쳐주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고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에 집착해서 그것만 물고 늘어지면 인생이 두배, 세배로 괴롭습니다. 눈을 높이 들고 멀리 보십시오. 그리고 내 주위의 힘든 사람, 아픈 사람을 위로해주고 염려해주고 기도해 주십시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고통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고통만 부여잡지 않고 남을 배려하고 위로하며 산다면 예수님께 가는 길이 훨씬 수월하고 가벼울 것입니다. 김대건 신부님도 조선땅의 모든 교우들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김대건 신부님처럼... 가볍게 예수님께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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