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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0,7-15 평화를 빌어주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이 되도록 깨우쳐주십시오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0장

마태 10,7-15 평화를 빌어주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이 되도록 깨우쳐주십시오

하나 뿐인 마음 2016. 7. 7. 22:48

(트위터 '묵음'님의 사진)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12-13절)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냐 마땅하지 않느냐를 판단한 후 평화를 빌어주는 것이 아니라, 일단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빌어주라는 말씀. 평화를 빌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전 이기적인 사람들을 만나면 제 자신도 아주 쉽게 이기적으로 변해버립니다. 굳이 친절을 베풀거나 양보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나의 딱딱한 태도가 정당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매번 내가 양보할 필요가 있나, 도와줘봤자 고마운 줄도 모를텐데, 절실한 순간을 겪어봐야 본인도 깨닫는 바가 있을 거 아냐... 이렇게 쉽게 전, 좁은 마음과 굳은 표정을 정당화해버립니다.


하지만 당신은 제게 평화를 빌어주는 것은 나의 몫이요, 평화를 머무르게 하는 것은 당신의 몫임을 오늘 알려주십니다. 평화를 빌어주는 행위는 마치 기도하는 행위와 같은가 봅니다. 기도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는 법이지요. 하지만 그 은총의 크기와 방향은 당신께서 정하시는 것. 나는 기도하면 되는 것이고, 기도의 은총이 필요한 곳에 그 은총을 주시는 분은 당신이시지요.


좁은 마음과 굳은 표정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드러내면서도 정작 저 자신은 평화롭기를, 은총 속에 머무르기를 바라고 바랐습니다. 이기적인 사람 앞에선 쉽게 이기적인 마음을 품게 되고 너그러운 사람 앞에선 나 역시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는 것처럼, 내가 이기적일 때 타인은 더 쉽게 이기적인 마음을 품게 되고 내가 너그러울 때 그 역시 더 너그러운 마음을 지닐 수 있겠지요. 이는 곧 내가 너그러울 때 세상은 좀 더 너그러워지고, 내가 이기적인 마음을 고집하면 세상도 자꾸만 이기적으로 변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겠지요. 내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서라도 덜 이기적으로 살고 더 너그럽게 살아야겠습니다. 평화를 빌어주면 그가 비록 마땅하지 않다 해도 그에게 평화가 머무르지 않을 뿐, 그 평화를 사라지지는 않지요.


어리석은 저를 깨우쳐주십시오, 주님. 평화를 빌어주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이 되도록 깨우쳐주십시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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