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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마태 10,1-7 하나의 목적 본문

마태오의 우물/마태오 10장

마태 10,1-7 하나의 목적

하나 뿐인 마음 2016. 7. 7. 23:3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당신께서는 이름도 성격도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을 가까이 부르시고 '같은' 사명을 주십니다. 가끔은 왜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한데 모아서 살도록 부르셨나, 아픈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입회식 때마다 부르는 노래, "우리는 왔네. 서로 다른 길을 지나, 서로 다른 모습으로, 저마다의 먼 길을 왔네, 주님이 이를 바라셨도다. 한 곳에 부르시고, 자녀되라 하시네, 내 집을 사랑하라 내 집은 평화로다."를 흥얼거려 봅니다. 고음의 흔쾌한 멜로디지만 이 노래를 부르며 눈시울 붉힌 적이 어디 한두 번이었겠습니까. 목적(사명)이 같음을 자꾸만 잊고서 그저 살려고만 하다보니 마음이, 성격이, 좋아하는 것이... 같았으면 좋겠다고 부질 없는 원을 품게 되고 마음 아파 합니다. 가까이 부르신 이유가 끼리끼리 재밌게 오손도손 사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영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자를 고쳐주는 것임을 잊었던 제자들처럼 저희 역시 그렇게 더디게 깨달아갑니다. 당신은 제자들을 서로 마주보게 하시지 않고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을 향해 '나아가게' 하셨던 분임을 잊고 사는 저를, 저희를 깨우쳐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포하여라.""


당신은 우리가 도달해야할 곳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거쳐가야할 곳도 '이방인의 환경'이 아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믿지 않는 이들을 외면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너의 장소를 이방인의 장소로 만들지 말라는 말씀이지요. 가나안 여자의 믿음에 대해 하셨던 말씀(15,27-28)을 생각해 본다면 이방인으로 태어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것이 문제라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어디에 가든, 어디를 지나가든 그곳을 믿음의 장소, 하느님의 공간으로 만들라는 말씀.


어느 신부님의 강론이 생각납니다. 수도자는 하루 24시간을 하느님의 시간으로 바꾸어 가는 사람들이다. 수많은 각자의 약점을 지닌 채로 모여서 부딪히며 배울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은 결국 '하나의 목적'을 지닌 사람들이며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지금 여기'를 '하느님의 시간과 공간'으로 바꾸어 가는 사람들이겠지요.


요 며칠 부쩍, 함께 사는 이유를 고민했더니, 당신이 이렇게 대답해 주십니다.
부족한 저희들이 드리는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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