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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4,1-13 광야는 춥고 배고픈 곳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선인 곳 #dailyreading 본문
해마다 사순 1주일에는 예수님께서 악마의 유혹을 받으신 복음을 듣게 됩니다.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시작하면서 말씀으로 유혹을 이겨내신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힘을 얻어 우리도 유혹을 이겨내라는 뜻이겠지요.
마르코에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유혹받으신 이야기만 전하지만, 마태오와 루카에는 그 기간이 끝난 후 또!! 유혹받으신 장면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이번 주 복음에서 예수님을 lead하는(이끌고 데려가는?) 세력이 2가지가 나오는데요, 한분은 바로 성령이시고 또 한명?한놈?은 악마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두 가지의 세력이 한꺼번에 우리는 끌어당깁니다. 문제는 이끌려 가는 그곳이 어딘가 하는 겁니다. 성령께서는 광야로 이끌어 가시고 반대로 악마는 높은곳, 성전 꼭대기로 데려갑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싶어합니까? 혹시나 낮은곳보다는 높은곳을, 편한 곳을, 쉬운 곳을 찾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한번 돌아봐야겠습니다. 일부러 힘들게, 어렵고 고통스럽게 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애써서 힘빼면서 살아가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광야임을 알아야한다는 것입니다. 광야는 춥고 배고픈 곳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선인 곳입니다.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 하느님 현존이 충만한 곳입니다. 내가 높은 곳에 서 있는게 아니라 하느님이 가장 높으신 분임을 알아모시는 곳입니다. 권세와 영광을 내가 받았다라고 말하는 곳이 아니라,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하고 고백하는 곳입니다.
은혜 충만한 시기입니다. 흔히 사순시기를 광야에 비유하곤 합니다. 일부러 쫄쫄 굶고, 추운데서 무릎꿇고 기도하면서 고생하는 것만이 사순시기를 제대로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이러해야 하지만) 하느님만으로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내가 미약한 존재임을 깨닫고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자세를 기르는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유혹은 끝이 없습니다. 40일의 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되었고, 모든 유혹을 끝낸 악마는 다음 기회를 노리며 물러갑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기도하는 뜻을 되새기며 성령이 이끄시는 곳으로 이끌려갈 준비를 갖추어야겠습니다.
2007.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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