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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디태치먼트 본문
한겨레 21에서 소개하는 글을 보고 찾아보게 된 영화.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어 모든 걸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온갖 욕설이 난무하는 이 영화가 내게는 참 감동?적이었다... 주인공 헨리의 마음은 어머니와의 아픈 기억에 매여있고 몸은 병원에 묶여 있는 할아버지에게 매여있다. 그래서 그가 택한 직업은 기간제 교사. 한 곳에 절대 머물 수 없는 직업이다. 영화의 가장 주된 배경은 '학교'이긴 하지만 학생들의 이야기만을 다루진 않는다. 창녀로 전락한 소녀, 이해받지 못해 자살을 택하는 어린 예술가, 절망하며 희망을 위해 애쓰는 선생님, 존중받길 원하는 타락한 청소년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간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아픔을 함께 하려 하지만 정작 그 깊이는 자신만이 알 뿐이고... 상처의 아픔이 표출되는 방식 또한 다양하다. 눈물, 고함, 웃음, 폭력, 예술, 반항, 타락, 의심, 포용.... 그러면서도 우린 남을 위해 다가서려는 상처입은 사람들을 본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개인이 혼자서 모든 것을 치유해 줄 순 없다. 우린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다. 영활를 보는 내내 한 명만 더 있었어도...하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었다. 저 한 사람만 이해를 해줬었더라도... 저 아이에게 한 명만 더 있었더라도... 수녀로서 살아가면서 끝없이 벽에 부딪혔다. 내 개인적 한계이기도 하지만, 혼자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 내 손을 맞잡아 줄 이들이 있어야만 많은 것이 가능해진다. 교리교사들, 봉사자들, 나의 수많은 친구들......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우린 함께 해야하는 법. 개인 카리스마의 한계에 대한 생각과 함께! 가장 마음 아팠던 장면은, "당장은 힘들어도 나중에 괜찮아 질거야"라며 에리카를 보내던 장면이다. 늘 내가 흔들리는 지점이 바로 그곳이다. 지금 당장은 아플지라도 멀리 보면 "괜찮다"며 결정한 많은 일들이 과연 그랬을까...여전한 의문으로 남아있기에.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이 이리도 어렵다... 헨리의 한 말씀 옮겨보자면... "Doublethink! 한 번에 반대되는 두 가지 신념을 가지면서 동시에 그 두 가지를 진실이라고 믿는 것. 알고 있지만, 고의로 거짓말을 믿기 위해서 그들은 거짓이어야 돼. 일상 생활을 통해 예를 들자면, 아...난 행복해지기 위해서 아름다워져야 해. 성형 수술을 좀 받아야 해. 날씬해져야 하고, 유명해지고, 패션 감각이 있어야 해. 오늘날 젊은 남자들은 그런 여자들을 매춘부라고 생각하지. 창녀, 비틀어 버릴 것, 밟아 버릴것, 엿같은 것, 쪽팔리는 것, 이게 바로 마케팅의 학살이야. 하루 24시간 동안, 우리 남은 삶 동안, 그 권력은 항상 열심히 일하는 우리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쳐박고 있어. 그래서 우리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읽고 배워야 해. 바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의 의식과 우리 스스로의 신념을 풍부하게 기르기 위해서... 우리는 이런 기술이 필요해. 우리 스스로의 마음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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