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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합덕에서 신리성지로 본문

이 여자가 사는 곳

합덕에서 신리성지로

하나 뿐인 마음 2013. 1. 29. 13:38

 

 

이거 찍고 나서 한줄로 이어졌던 저 행렬과 합류하기 위해

헐레벌떡 뛰었던 기억이 난다...

초반에 힘을 너무 많이 빼서...

이날 순례에선 완전히 진이 빠져버렸었다.

예상한 대로...난 완주하진 못했다.

물집만 7개...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왼쪽 발목을 부딪히는 바람에

결국은 그만두어야 했지만...

난 최선을 다해 걸었다.

그런것 같다.

내가 가는 길은 최선을 다하는 길.

모든 걸 할 수는 없어도

열심히 할 수는 있는 길...

 

 

 

이렇게 동이 터올 때 출발했다.

 

도보 성지 순례 기도문

당신을 찾는 이들에게 길을 보여주시는 하느님 아버지,

믿음을 증거하고자 목숨마저 내어놓았던

이 땅의 순교 성인들을 기리며

저희 자신과 수도공동체의 쇄신,

수도자들의 기도가 절실한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해

2박3일간의 도보 성지 순례를 떠납니다.

저희의 힘만으로는 걸어갈 없음을 고백하오니,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걸어가는 저희들을 축복해  주시어
하느님께 온전히 내맡긴 채
치명의 길을 걸어간 순교 성인들의 숭고한 넋을

저희들도 가슴에 품고 걸어가게 하소서. 

매서운 바람과 가쁜 숨, 어깨를 내리누르는 짐의 무게도

저희들의선한 지향을 방해하지 못하오니,

나 자신을 끊임없이 내어놓고자

시간과 노력, 목마름과 추위, 육체적 고통 모두를

기쁘게 바치게 하소서.

저희의 순례가 보람되도록,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일상에서 만나는 순교의 모든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며

죽는 날까지 하느님을 증거하는 수도삶을 살겠나이다.

행복합니다, 마음속으로 순례의 길을 생각할 때

당신께 힘을 얻는 우리들! 

 

지금 와서 이 기도문을 다시 읽어보니 그때의 그 마음이 새삼 떠오른다.

내 기도가 영원히 나의 기도로 이어지길 바라며 오늘을 또 살아야겠네.

도보 성지를 준비하던 대수련, 전례를 맡았던 내가 이 기도를 쓸 때...

나름 행복했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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