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마태 5,5 힘이 잘 조절되어 인격에 나타나는 덕성, 온유 #dailyreading 본문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마태 5,5)
오늘은 온유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온유한 사람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라니... 부동산이 생긴다는 뜻은 아닐테고ㅎㅎㅎ
생각이 날카로워지고 마음이 좁아지는 날에는 분명 땅이 줄어들곤 한다.
어디 한 곳에라도 마음 붙일 곳이 쉬이 찾아지지 않고
제자리만 맴돌다가 틀어박히기 쉽다. 물론 내가 그렇다.
밖으로, 멀리 나아가지 못하고
맴돌다 틀어 박히고, 깊이 파고서는 숨어버린다.
온유하지 못한 날에는, 갈 곳이 없어 내가 내 안에 숨는다.
그래서 땅을 차지하지 못한다.
이 본문에 사용되는 '온유'는 1코린토에 나오는 온유(크레스튜오마이)와 다른 단어라고 한다.
행복선언에 나오는 온유(프라우테스 πραΰτης)는 ‘사나운 짐승을 길들이다.’라는 뜻이고
‘힘이 잘 조절되어 인격에 나타나는 덕성’이라는 뜻.
그러니 단순히 성격이나 태도 따위가 온화하고 부드러운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거룩한 분노도 품고 있는, 겸손하고 절제된 힘을 뜻한다.
하느님의 약함과도 통하는 말이다. 할 수 있다고 해서 다 해보이지 않는 힘.
그저 순하고 무른 성격이 아니라
부러지지 않고 기꺼이 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끊임 없이 갈고 닦은, 강도 높은 사람이 온유한 사람일 것이다.
상대방의 뾰족함에 날카롭게 반응하지 않고 더 큰 힘으로 상대의 뾰족함을 감쌀 수 있는 온유한 사람은
사람들과도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니
땅을 차지한다는 말씀이...조금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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