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마태 9,27-31 믿는 대로 되어라 본문

예수님이 길을 가시는데 눈먼 사람 둘이 따라가며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외쳤다.
예수님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으시고 집 안으로 들어가셨고 그 눈먼 이들은 그분께 다가가기 위해 한 번 더 따라가야했다.
첫 번째의 만남과 치유 사이에서 공백이 느껴졌다.
예수님은 이 둘을 왜 한 번 더 따라나서게 하셨을까.
무언가가 일어나길 바라시며 한 번 더 당신을 따라오게 하셨을텐데, 나는 왜 공백처럼 느끼는 걸까.
두 번째의 따라나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셨던 걸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굉장히 모호하게 말씀하신다.
치유를 분명하게 얘기하지 않으시고 '그런 일'이라고 표현하신다.
낫게 해주겠다는 말대신 '너희가 믿는 대로 되리라'고 말씀하시고,
눈이 열린 그들에게 '아무도 이 일을 알지 못하게 조심하라'고 단단히 이르셨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두루 퍼뜨렸다.
오늘은 이 두 눈먼 사람이 자신들의 원의에만 머무는 것처럼 여겨졌다.
예수님은 이들이 조금 더 나아가도록 이끄셨는데, 이들은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자신들의 원의인 낫는 것에만 급급해서 예수님의 원의는 가볍게 잊었을까.
듣고는 있었지만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았던 걸까.
요즘 대화가 어긋난다는 생각을 종종 해서인지, 부탁한 말이 전혀 흡수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묵상하는 동안 두 명에게 불편한 감정이 생겼다.
낫게 해주었는데, 왜 예수님 말씀을 그렇게 가볍게 들었나.
'믿는 대로 되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얼마나 좁게 만들어 버렸나.
두 번째의 따라나섬이 마치 나의 수도삶 같았고(공백처럼 여겨졌다),
한 번 더 이끌었지만 그들의 영적 성장(어쩌면 나의 영적 성장)은 조금 더 나아가지 못했구나 싶어 울적했는데
그래도 예수님은 '낫게' 해주셨음에 다시 힘을 내보고자 한다.
내 생각, 내 바람만 생각하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나를
예수님은 그래도! 낫게 하신다.
'믿는 대로 되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내 삶에서 오늘은 더 확장되도록
그 말씀을 좀 더 잘, 오래 붙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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