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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맡겨진 소녀 본문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다산책방.
눈부셨다, 소설 속 언어가, 슬픔조차 몰랐던 아이의 성장이, 슬픔을 품은 어른의 속깊은 사랑이. 절제된 감정이, 삼킨 말들이 제대로 보게 하고 제대로 말하게 하고 분명하게 느끼게 한다.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이 문장 때문에 너무 많이 울었다.
p.27
"“비밀이 있는 곳에는 부끄러운 일이 있는 거야.”
“우린 부끄러운 일 같은 거 없어도 돼.”
“넌 너무 어려서 아직 모를 뿐이야.”"
p.30
"나는 아까 이 집에 도착했을 때처럼 집시 아이 같은 내가 아니라, 지금처럼 깨끗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고 뒤에서 아주머니가 지키고 서 있는 내가 보일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 다음 머그잔을 물에 담갔다가 입으로 가져온다. 물은 정말 시원하고 깨끗하다.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
p.70
"나는 집에서의 내 삶과 여기에서의 내 삶의 차이를 가만히 내버려 둔다."
p.73
"입 다물기 딱 좋은 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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