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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악마는 존재한다 본문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디에고 마네티 엮음. 안소근 옮김. 가톨릭출판사.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으로 있던 시절부터 최근까지 한 강론 중에서 악마와 관련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얼마 전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을 보고 난 후, 악마의 실체에 대한 정리를 좀 해두는 것이 좋겠다 싶었고, 역시 교황님 책이 좋겠지 싶어 후다닥 수녀원 도서관에서 빌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하는 악마의 실체와 악을 이기는 방법’이라는 책 설명에 비해 ‘실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부족하다 싶었지만(주제를 정해놓고 작정하고 쓴 책이 아니라, 강론 중에 다룬 내용을 모아 놓은 책이니 그럴 법도 하다.) 우리가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유혹들도 교황님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다루었다. 영화에서 악마가 실체가 아니라 ‘개념’으로만 존재한다 여기고 이해하려는 신앙인이 많다는 신부님의 걱정은 오늘날 교회의 도전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p.36
"“저도 험담의 유혹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상적인 유혹입니다. 이 유혹은 물 한 가닥처럼 살며시 시작합니다. 우리 마음 안에 사람들을 파괴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지면, 명예를 파괴하고 우리를 속된 생각과 죄로 이끌어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싶은 마음이 같이 커집니다. 우리는 이 마음을 주의해야 합니다.”"
p.49
"모든 그리스도인은 매일 세속성의 유혹, 곧 다른 이들보다 자신이 더 훌륭하다고 느끼는 유혹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p.63
"“주님께 기도하지 않은 사람은 악마에게 기도합니다.”(프랑스 작가 레옹 블루아)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지 않는다면 악마의 세속성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p.76
"안전하고 편안하게 잘 지내며, 영적인 것까지도 모두 자신이 제어하려는 유혹은 우리 삶의 여정에도, 교리를 가르치는 우리의 직무의 여정에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여기 우리의 천막에, 우리의 산에, 우리의 강가에, 우리 본당에, 우리 공동체에 눌러앉아 있으려 합니다. 이렇게도 아름답고 쾌적하니······. 이 모든 것은 흔히 신심이나 교회적인 소속감의 표지가 아니라 오히려 비겁함, 안일함, 빈약한 전망, 타성의 표지입니다. 그리고 보통 그 주된 원인은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아드님께 귀를 잘 기울이지 않은 데, 그분을 바라보지 않고 그분을 이해하지 않은 데 있습니다."
p.99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 우리는 그러한 거짓을 보는 데에 너무나 익숙해졌고, 우리도 그러한 거짓에 빠지곤 합니다. 그러한 거짓에 대해서는 단호한 거부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언제나 겪게 되는 유혹입니다."
p.101
"죄는 나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우리를 용서하기 위해 기다리고 계신 분을 보십시오! 언제나 그렇습니다! 주님은 우리 죄보다 크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p.117
"지옥의 길은 좋은 의도로 닦아집니다."
p.120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정체성, 즉 하느님 백성의 형제이며 지체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면, 우리는 인위적이고 엘리트적인 ‘거짓 영성’을 기르기를 좋아하게 됩니다. 우리는 싱싱한 푸른 풀밭을 떠나 사람을 마비시키는 ‘시험관 그리스도교’의 궤변에 갇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라, 그리스도교적인 개념을 사용하는 ‘계몽된 엘리트’가 될 것입니다."
p.150
"철저하게 인간 중심적인 태도, 이것이 영의 세속성입니다. 그것은 살아 계신 하느님을 거스르고, 드러나지 않지만 인간에게도 적이 되는 미묘한 인본주의로서, 수천 가지 뒤틀린 길로 우리에게 들어올 수 있습니다."
p.174
"그리스도인의 삶에 유혹이 없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념적이거나 영지주의적인 삶일지 몰라도, 그리스도인의 삶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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