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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주기자 본문
주기자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 지음. 푸른숲.
"난 이렇게 한쪽으로 휘어진 잣대가 너무나 견딜 수 없다.
그래서 오늘도 고소를 무릅쓰고 그들에게 짱돌을 던진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은 그런게 아니라고. 강하면 부러진다고.
나도 편히 사는 법을 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의미도 안다.
이러한 합리적인 이성은 실패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동시에 나를 꿈에서도 떼어 놓으려고 한다.
나는 사랑하는 가슴으로 불가능한 꿈을 꾸고 살겠다.
그 가슴은 영원히 상처받지 않고, 신의 보살핌을 받는다고 주문을 외우면서
이성을 넘어 가슴을 따르고 가슴으로 판단하겠다.
깨지고 부서지더라도 충동을 믿고 도전하겠다.
강자에게는 당당함으로, 약자에게는 겸손함으로 세상에 보탬이 되겠다.
이상과 정의 그리고 진실을 위해서는 그 어떤 타협도 하지 않겠다.
나는 안다. 세상을 뜻대로 살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하지만 웃으면서 가겠다. 철들지 않고 살겠다.
소년으로 살다가 소년으로 가겠다.
오늘도 비굴하지 않은 가슴을 달라고 기도한다."
나꼼수를 들으면서 제일 놀라운 인물은 물론 김총수였지만,
가장 마음에 든 건 주진우 기자였다.
정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손해따위에는 마지노선이 없어보이던 사람.
그가 풀어내는 글에는 편안함 따윈 없었다.
분노와 안타까움만이 가득한 가운데
가끔씩 아주 짠~했다.
글쎄... 수녀라 해도 개인적 양심은 존재한다.
내가 억압받는 이, 가난한 이들에게 느끼는 부채의식을
외면하지 못하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그렇게 몸사리고, 눈감고 살고자 했다면
처음부터 택하지 말아야 하는 삶이 바로 수도삶 아닌가...
까발리거나 시비를 가리는 덴 나서지 않겠지만
억눌리고 부당함에 눈물 흘리고 삶을 통째로 빼앗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발이 달리든 마음이 달리든
난 그들에게 달려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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