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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다산의 철학 본문

윤성희 지음. 포르체.
책을 읽으며 궁금했었다, 다산이 천주교에 입문하게 된 연유는 무엇이었을까. 그의 본래 소양이 천주교 사상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일까, 천주교 사상이 그의 소양의 깊은 뿌리가 되었을까. 다산의 실사구시(實事求是)가 예수의 강생(降生)과 이렇게 유사했었나. 읽으면 읽을수록 이건 가톨릭 교리인데, 이건 성경 말씀인데 싶었다.
내게도 좋았지만 청년들이나 학생들이 읽으면 더 좋겠구나 싶었던 책.
p.5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산이 ‘나’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것이다. 다산은 어떤 상황에서든 세상에 휩쓸리지 않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수양하며 ‘나’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다산은 자신뿐만 아니라 두 아들과 제자들, 형과 친구들도 그러하길 바랐다. 그래서 그들에게 ‘나를 지키라’는 편지를 썼다."
p.5
"다산에게 나를 지키는 방법은, 신념을 가지고 현실을 살며, 생각을 크게 가지고, 생각에 그치지 말고 행동하며, 주변을 신경 쓰는 일이었다."
p.35 ~ p.36
"약횡은 다산과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났지만 계급이 달랐다.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출발선’에 선 것이다. 그러나 다산은 ‘출발선’보다 ‘도착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디서 출발하든 스스로 노력을 놓지 않는다면 ‘성인’이라는 종착지에 도착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약횡이 스스로 함부로 대하지 않기를 바랐다."
p.42 ~ p.43
"시 하나를 쓰더라도 사람을 생각하고 세상이 이롭게 되도록 노력하라 이른 다산은 조선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학문이 글짓기에 능통한 사람들만 즐기는 유희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것이어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목민관이 백성의 마음을 헤아려 그들의 불편함을 덜어내길 바랐고, 세금을 개혁해 백성들이 조금 더 편히 살아가길 바랐다. 또 어느 한 사람의 생명이 무참히 짓밟히지 않는 세상을 꿈꿨다. 그래서 목민관의 행정지침서인 <목민심서>, 국가 경영서인 <경세유표>, 형법서인 <흠흠신서>를 써 조선을 더 이롭게 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p.77
"“화를 당하고 복을 받는 이치에 대해서는 옛사람들도 의심해 온 지 오래되었다. 충과 효를 행한 사람이라 하여 반드시 화를 면하는 것도 아니고, 선을 모르고 방탕하게 산 자라 하여 반드시 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선을 행하는 것이 복을 받는 길이 되므로 군자는 열심히 선을 행할 뿐이다.” (‘두 아들에게 보내주는 가계’ 중)"
p.94
"“나는 천지간 외로운 신세로 오직 글 쓰는 일에 마음을 붙여 내 할 일로 삼았다.” (‘두 아들에게 부침’ 중)"
p.106
"“칭송은 나를 괴롭게 하는 데서 생겨나고, 비방은 나를 즐겁게 하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다. 너희들은 반드시 깊이 명심하여 잠시도 잊지 말도록 하거라.” (‘초당 제자들에게 주는 글’ 중)"
p.127
"누구나 평온한 삶을 원한다. 아무 일 없이 평탄하게 흘러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불의를 봐도 눈 감고, 누군가 ‘저기 악이 있다’고 외쳐도 귀를 틀어막는다. 나는 못 봤다고, 나는 못 들었다고. 그러나 세상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여는 사람들 덕분에 한 발씩 앞으로 나간다. 보고 듣고 소리치는 그들 덕분에. 내게 소리칠 용기가 없다면 그래서 내가 외치는 이가 될 수 없다면 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는 건 어떨까? 세상을 사람 살 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외치는 그들이 외롭지 않도록, 그들의 외침이 공허하게 울리지 않도록 말이다. 그러다 보면 우리도 언젠가 ‘그래서는 안 된다’고, ‘그것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p.144
"“옛날 선왕들은 사람을 쓰는 데 지혜가 있었다. 소경은 음악을 살피게 하였고, 절름발이는 대궐문을 지키게 하였으며, 환관들은 궁중에 출입하게 하였고, 척추 장애인·불치병이 있는 자·몸이 불편한 자들과 같은 무리들까지도 각각 적당한 일을 하게 하였으니, 이것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최고의 주제이다.” (‘학유가 떠날 때 노자 삼아 준 가계’ 중)"
p.147
"다산은 처지가 다른 모든 사람에게 맞춤형으로 일을 맡기는 것이 가난의 걱정을 덜어내는 방법이라고 했지만, 어쩌면 그것은 한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는지도 모른다. 내 존재를 인정받으며 어딘가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한 사람의 마음을 충만하게 하기 때문이다. "
p.154
"“내가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도 천명이고, 내가 살아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것도 천명이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서 그저 천명만 기다리는 것은 진정 옳은 이치가 아니다. 나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이미 다하였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이미 다하였으나 결국 돌아가지 못한다면 이 역시 천명일 뿐이다.” (‘연아에게 답함’ 중)"
p.159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나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은 사람에게 하는 말은 ‘강요’가 될 뿐이다. 상대방이 원할 때 해주면 조언이지만, 내가 원할 때 하는 말은 강요가 된다는 뜻이다. 조언을 하는 사람은 그걸 들은 사람이 따라주면 좋고 아니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선택의 자유가 상대방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언을 가장한 강요를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말대로 따르지 않으면 화를 낸다. 상대방의 뜻보다 내 뜻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p.161 ~ p.162
"“배우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 커다란 문제점이 있지. 그런데 너에겐 이런 것들이 없구나. 첫째, 빨리 외우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대충대충 익히는 문제가 있다. 둘째, 글을 아주 날카롭게 잘 짓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내용이 얕고 가볍다는 문제가 있지. 셋째, 이해력이 아주 뛰어난 사람들은 깊게 파고들지 않아 아는 것이 아주 거칠다는 문제가 있고. 끝이 둔한데 뚫어내면 그 구멍이 넓고, 막혔다가 터지면 그 흐름이 성대하며, 잘 들어맞지 않아 어근버근한 것을 갈아 내면 그 빛이 윤택하다. 그렇다면 뚫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가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부지런한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아야 한다.” (‘황상에게 주는 글’ 중)"
p.177
"“거듭 당부하는 것은 말을 삼가라는 것이다. 전체가 모두 완전하더라도 구멍 하나만 새면 이는 깨진 옹기일 뿐이요, 백 마디가 모두 신뢰할 만하더라도 거짓말 한 마디면 이는 더 이상 사람 말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너희들은 절대 주의하도록 하거라. 허풍 떠는 자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신뢰하지 않는 법이 없으니 가난하고 천한 사람일수록 더욱 말을 아껴야 한다.” (‘또 두 아들에게 보여 주는 가계’ 중)"
p.178
"다산에게 공부란 ‘사람이 되는 것’이었고, 사람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첫 계명 같은 것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p.181
"디지털 시대가 열리고 거짓말의 도구가 다양해지면서 거짓말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내 것으로 둔갑시켜 이득을 취하고,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가짜 뉴스’를 만들어 진실을 왜곡한다."
p.183
"흔적에도 품격을 남겨야 한다."
p.191 ~ p.192
"“너희들은 이 점을 알아서 우선 연구에 공들이는 것은 조금 늦추더라도 먼저 삼가고 단정한 자세를 갖추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우뚝한 철산처럼 정좌하는 것을 익히고 사람을 대하고 사물을 접할 때 먼저 반드시 기상을 점검하여 자기의 본령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연후에 점점 저술에 마음을 두어가도록 하거라. 그래야 말 한마디 짧은 자구 하나도 모두 사람들이 애지중지하는 것이 될 것이다. 만약 스스로를 너무 경시하여 땅에 떨어진 흙처럼 여긴다면 이것은 정말 영영 끝장이다.” (‘두 아들에게 보여주는 가계’ 중)"
p.191
"“만약 태만하고 경박하며 잡되게 농담이나 해댄다면, 비록 그가 말한 것이 깊이 이치의 근원에 들어맞았더라도 사람들이 또한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생전에 뿌리를 세우지 못해서 죽고 나면 자연히 날로 사라져 없어지게 되니, 이는 사리로 볼 때 당연한 것이다.” (‘두 아들에게 보여주는 가계’ 중)"
p.193
"다산은 행동이 따라가지 못하는 ‘쉬운 말’을 경계했다. 그래서 두 아들에게 말하기 전에 ‘정좌’하라는 편지를 써주었다."
p.194
"다산은 글을 쓰기에 앞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는 산처럼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르게 앉는 것을 익힌 후에 글을 써야 한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뜻을 세울 수 있고, 그것을 깨달은 다음에 쓴 글은 모든 사람이 애지중지하는 글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산에게 글은 붓으로만 쓰는 게 아니었다. 온몸으로 수행하며 쓰는 것이었다. 그래야 글과 삶이 일치하고, 그런 글이 세상에 뿌리를 내리고 오래 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산을 세상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글은 저자가 죽음과 동시에 사라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몸과 마음, 글과 삶을 일치시켜 세상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던 것이다."
p.211
"백성을 생각하던 다산의 마음을 ‘애민정신’이라 말하지만, 그 바탕에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원했던 다산의 너른 마음이 깃들어 있다. 계급을 나누어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의 경계를 세우고, ‘내 것’과 ‘네 것’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가진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기를 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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