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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본문
찰리 맥커시 글, 그림. 이진경 옮김. 상상의힘
용기와 우정에 관한 아름답고 놀라운 책.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누구 하나를 내세우지도 않고 특별함을 부여하지도 않는 제목. 우리는 모두 우리 삶의 주인공이니 이 제목이야말로 정말 어울리는 제목 아니니?하고 묻는 것만 같았다. 조금씩 아픔을 가진 네 친구들의 여행. 이 여행을 지켜보며 내 옆에는 누가 함께 하고 있나, 나는 그들과 어떤 모습으로 이 길을 가고 있나 가만히 돌아보았다.
외로웠던 소년은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케이크에 집착했던 두더지는 “케이크보다 더 좋은 게” 있다는 것, 그건 “껴안는 것”이며 “그게 더 오래 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질투로 자신의 능력을 포기하고 숨겼던 말은 “괜찮아. 우린 널 사랑해. 네가 날 수 있든 없든.”이라는 친구들의 말에 두 날개를 펼쳤고, 덫에 걸려 상처 입었던 여우는 덫을 끊어준(상처를 고쳐준 것이 아니라) 두더지가 물에 빠졌을 때 말없이 뛰어들어 구해줬다. “우리가 건사해야 할 아름다움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쉽사리 말할 수 없어 목이 간질간질하지만, 내 최고의 장면으로 그만 마무리 해야겠다.
참, 가장 귀여웠던 장면도 남겨야지. (우리집 강아지가 그림을 밟고 다녔네요. 수습한다고는 했는데...)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았어.”
소년이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래,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많이 왔는지도 뒤돌아 봐.”
말이 말했습니다."
"“난 아주 작아.”
두더지가 말했어요.
“그러네.”
소년이 말했지요.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네가 했던 말 중 가장 용감했던 말은 뭐니?”
소년이 물었어요.
“‘도와줘’라는 말.”
말이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유야."
"“이상하지 않아? 우리는 겉모습 밖에 볼 수가 없어. 거의 모든 일은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데 말이야.”"
"“네 컵은 반이 빈 거니, 반이 찬 거니?”
두더지가 물었어요.
“난 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소년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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