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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25,14-30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맡긴 주인 (가해 연중 제33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마태 25,14-30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맡긴 주인 (가해 연중 제33주일 레지오 훈화)
하나 뿐인 마음 2020. 11. 8. 14:50
이번 주 복음은 탈렌트의 비유입니다. 하늘 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종들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 한 탈렌트를 받았고, 주인이 여행을 떠난 동안 각각 다섯 탈렌트, 두 탈렌트를 더 벌었는데 한 탈렌트를 받은 사람은 땅을 파고 그 돈을 숨겼습니다.
이 복음을 묵상하시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드시나요? 왜 나는 다섯 탈렌트가 아닌가, 돈을 꼭 더 벌어야만 칭찬 받을 수 있는가, 그대로 둔 것이 그렇게 잘못인가, 이런 생각을 해보진 않으셨는지요. 하지만 오늘은 이런 질문들에 앞서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맡긴 주인의 마음을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내 손에 있는 돈이 남보다 적은지 많은지 비교하기 전에, 나를 무조건 믿고 자신의 재산을 맡긴 주인은 어떤 분이신가. 그리고 내가 그 돈을 맡을 만큼 신뢰할 만한 사람인가.
주인은 터무니없이 작은 돈을 맡기지 않았습니다. 예수님 당시 숙련된 기술자의 하루 임금이 데나리온 은화 1개 수준이었는데, 한 탈렌트는 6천 데나리온이었습니다. 이는 엄청나게 큰 돈으로, 기원전 4세기경 아테네 방패 공장의 1년 매상이 1탈렌트 정도였다고 합니다. 다른 종들에 비해 작아 보이는 한 탈렌트도 실은 작은 돈이 아니었다는 말이지요. 이렇게 큰 재산을 맡긴다는 것은, 그저 돈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믿는다’는 말이 아닐까요? 마치 자식처럼 믿지 않았다면 그렇게 큰 재산을 맡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모든 종들이 주인의 뜻을 이룬 것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그 주인은 그 종들 모두에게 각각 재산을 맡길 수 있었던 걸까요? 네, 믿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첫째 목적이 돈을 되돌려 받거나 재산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음이 분명합니다. 이는 종들의 됨됨이보다 종들에 대한 주인의 믿음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컸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나보다 더 나를 믿으시는 분께, 나를 무조건 믿어주시는 분께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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