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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15,18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dailyreading 본문
The Prodigal Son. Pierre Puvis de Chavannes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18절)
오늘은 이 말씀에 집중한다. 그는 모든 것을 다 탕진하고 나서야 제정신이 들어 ‘일어나 아버지께 갈’ 생각을 한다. 필요한 것들이 많을 땐 아버지 곁에 머물다가 원하는 것을 얻고난 후엔 아버지 곁을 떠난다. 돌아가시지도 심지어 편찮으시지도 않은 아버지의 유산을 미리 요구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했다는 생각 조차 없다. ‘내가 원하는 것’말고는 그 어떤 생각도 없었는지도 모른다, 작은 아들이? 아니면 내가...
무분별한 행동으로 가산을 탕진하든 수없는 죄로 내 영혼이 바닥이 나든, 우린 바닥까지 내려가서야 누군가를 찾는다.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싶을 때조차 내 안에 남아 있는 그분, 그분에 대한 간절함. 바닥을 본 적이 있다고 생각했고 빈몸으로 그분께 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나는 또 작은 아들인지도 모르겠다.
영혼조차 텅 빈 듯한 눈빛의 작은 아들을 한참 들여다봤다. 그리고 그의 손. 마치 살아 있는 것은 심장 뿐인 것처럼 가슴에 손을 얹고 망연히 앉아 있다. 마지막 남은 것을 확인하는 것일까. 작은 아들은 그 마지막 남은 것에서 다시 시작했다. 일어날 생각을 했고, 그분께 갈 생각을 했다. 다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었던 아들이 될 생각이 아니라, 품팔이꾼이라도 좋으니 그분께 '갈' 생각을 했다.
처음 이 그림을 봤을 땐 그림이 잘린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찾아봤는데 잘 찾아지지 않는다. 샤반느는 왜 이런 구도로 그림을 그렸을까. 지난 시간이 왼쪽에 펼쳐져 있고 텅 빈 눈빛의 청년은 아슬아슬 가장자리에 앉아 있다. 일어서서 걸어가야할 곳이 어디인지 그려져 있지 않다. 마치, 앞으로의 일들은 그가 일어나서 걸어가는 순간 새로운 캔버스에 그려질 것처럼.
사순시기다. 지금이라도 일어나 아버지께 가야겠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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