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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1,39-45 길이 보이지 않는 곳을 걸으며 내가 길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향하는 길을 찾는 것 #dailyreading 본문

루카의 우물/루카 1장

루카 1,39-45 길이 보이지 않는 곳을 걸으며 내가 길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향하는 길을 찾는 것 #dailyreading

하나 뿐인 마음 2018. 12. 21. 08:59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

‪예수님을 잉태한 후 자신을 찾아 온 성모님께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이 한 말. “행복하십니다.”

같은 길을 조금 앞서 가고 있는 사람의 말이다. 오랜 세월 아이를 낳지 못하고 살아 온 여인이 그간 받았을 설움과 냉대, 결혼도 하기 전에 잉태하여 아이를 가지게 된 여인이 겪어야 할 설움과 냉대. 여인으로서, 아이를 뒤늦게 가졌든 일찍 가졌든 세상이 당연하다고 규정지은 순서를 거슬러 어머니가 된 이들이 겪어야 할 모든 것들 앞에서, 조금 먼저 겪은 사람의 말. 예수님 못지 않게 요한 역시 부모의 품을 떠나, 주님의 길을 마련하기 위해 메마른 골짜기 같은 삶을 살다가 죽임을 당했다. 이런 아들을 둔 어머니의 삶은 세상의 눈으로 본다면 기쁨과 행복은 찰나에 불과했고 기나긴 아픔과 슬픔이 질기게 이어질 삶. 그런데도 “행복하십니다.”

행복이라는 단어에 한참을 머물러 본다. 그리고 뒤이은 말과 연달아 읽으며 몇번이고 되뇌어 본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지난한 길이 될지라도 그 길을 걸으리라 마음 먹었다면, 그것은 그 길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그 길을 주신 분에 대한 믿음이리라. 길이 보이지 않는 곳을 걸으며 내가 길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뜻을 향하는 길을 찾는 것, 아무도 걸은 적 없었더라도 애초부터 있던 그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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