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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운동화 끈을 묶으며 본문
살다보니, 리본을 묶으면 언제나 거꾸로였다. 고리 부분이 위로 가고 끈이 아래로 늘어지면 예쁠텐데 묶고 나면 늘 반대였다.
그러다 오늘 운동화 끈을 묶으며 기억해냈다, 내가 리본 묶는 방법을 운동화로 연습했다는 걸. 끈으로 묶는 운동화를 신는다는 건, 아기가 아니라 어린이가 된다는 것. 처음으로 갖는 끈이 달린 운동화를, 혼자 묶었다 풀었다 참 열심히도 연습했었다.
어릴 적 끈 달린 운동화를 스스로 묶으며 행복했던 ‘어린 나’를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난 혼자서, 스스로 연습한 게 참 많구나. 젓가락 쥐는 법도 곁눈질로 봐둔 걸 혼자 연습했고(얼른 보면 멀정한데 자세히 보면 손가락이 다름), 자전거도 혼자서 수없이 넘어지면서 배웠다. 피아노도, 뜨개질도 그럭저럭 혼자 배우고 익혔다. 스스로 어린이가 스스로 어른이 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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