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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1,57-66.80 용감한 ‘안 됩니다’ 본문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루카 1,60)
이웃과 친척들이 모두 그런 적이 없다며 안 된다고 할 때, 남편조차 말할 수 없어 함께 하지 못할 때 그녀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말했다. 모두가 예전처럼 하자고 할 때 안 된다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쓴 순간을 기억하지만 그에 앞서 엘리사벳의 의견 표명이 있었고 그 덕에 사람들이 즈카르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용감한 ‘안 됩니다’.
묵상의 시작은 엘리사벳이 아니었다. 이웃과 친척들이 부모 대신 이름을 지으려 하고, 아기의 어머니가 지으려는 이름을 막아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내키지 않는 마음을 따라가 봤더니 이윽고 엘리사벳의 목소리가 들렸다. 성모님의 피앗 같은, 엘리사벳의 '안 됩니다'.
이 용감한 여성의 단호한 ‘안 됩니다’는 요한에게도 전달되었다.
세상을 향해 안 된다고 외치며 세속을 등지고 광야에서 살았고,
예수님께는 세례를 드릴 수 없다 생각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접고 결국 세례를 드렸고,
자신을 메시아로 여기는 이들에게 자기는 메시아가 아니라며 스스로를 낮추었고,
헤로데에게 안 된다고 간언했고
결국 세상 모두가 가야하는 길을 떠났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그 길을 갈 때 그 길이 하느님의 길이 아니라면,
쉽고 편한 길이거나 많은 이들이 만족하는 길이거나 내가 다치지 않는 길이라 해도 그 길이 바른 길이 아니라면,
나는 용감한 ‘안 됩니다’를 말할 수 있을까.
그러니 더욱 용감한 ‘안 됩니다’를 마음에 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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