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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사월의 미, 칠월의 솔 본문
김연수. 문학동네.
김연수의 이야기를 읽을 땐 ‘나(화자)’를 알아차리는 일이 참 특별하다. 읽어가는 동안 알게 되는 성격, 취향, 직업, 말투, 버릇 등등을 한순간에 꿰뚫을 수 있는 오브제 하나를 쓱 내어놓는 기습의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이 지나야지만 ‘나’는 이런 여자였구나… 하게 된다.
그는 무조건 아름다워야 된다는 생각으로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을 썼다고 한다. 그가 쓴 소설들을 읽으며 나는, 문득 깨닫게 되는 그 어떤 ‘순간’들로 인한 아름다움을 체험했다. 살다보면 어느 순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혹은 그 일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혹은 그것만이 다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우리 모두에게 있지 않은가. 마치 내가 엄마와 함께 20년을 살고 엄마 없는 17년 즈음을 산 후 어느 햇살 좋은 날 수녀원 정원에서 막 피어난 작약과 마주한 그 순간, 엄마가 어떤 '여자'였는지를 알게 되었던 것처럼.
"백혈구는 외부 병원체를 죽이는 좋은 세포지만, 이따금 멀쩡한 자기 세포를 적으로 오인하고 죽이는 경우도 있으니까. 이렇게 되면 외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고통이 자기 내부에 생겨난다. 그게 바로 류머티즘이라는 것인데…"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중에서)
외부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고통이 내부에 생겼을 뿐임을 알게 되는 순간… 이렇게 김연수의 이번 이야기는 '알게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알고 나면 그게 무엇이든 좀 나아지는 삶. 이런 순간들로 인해 우리의 삶 역시 좀더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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