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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패밀리 본문
고종석 장편 소설. 문학동네.
사실을 털어 놓는다는 게 제 마음 편하자는 이기심에서 나오는 행위일 수 있다.
책 표지 이야기부터 하고 싶다. 배경은 명도가 높아지다 못해 창백해진 반면 잎도 없는 카라 한 다발은 노란색의 선명한 채도를 유지하며 매끈하면서도 모던하다 싶은 꽃병에 담겨 있다. 식구라는 단어의 범주 아래 들어가는 사람들끼리, 환한(멀쩡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노력하다보면 가족이란 배경은 이 표지처럼 명도가 높아지다 못해 창백해지고, 구성원 개인은 차마 말하지 못한 자신만의 진심을 품고 품어서 불순물(타인의 생각)이 제거되는 만큼 채도는 높아지고 선명해져 버린다. 명도가 높은 꽃병과 채도가 높은 배경처럼, "위선으로 물든 허무한 세계 속에 얽힌 저마다의 내밀한 독백, 함께 있지만 여전히 홀로 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각자의 넋두리를 엿보며 실은, 고종석 작가의 내밀한 속마음을 엿보는 듯 했다면… 너무 넘겨짚은 걸까. 어쨌든 소설을 읽는 내내 각각의 넋두리를 통해 진심을 털어놓기도 하고 변명을 하기도 하는 그가 보였다. 나는 그렇다. 멀쩡하게 털어놓기엔 부끄러운 진심들이 보이지 않는 수증기처럼 내 몸 구석구석에 퍼져 있다가 더 이상 무게를 견딜 수 없으면 비가 되어 떨어져내린다. 그의 진심도 소설을 쓰면서 자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진심이 여기저기로 흘러나오지 않았을까.
어쩌다보니 소설 초입부터 선뜻 말하지 못하는 '그 일'에 대해 감을 잡아버렸고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 민형과 민희의 아픔에만 집중하여 읽게 된 소설이다.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게 사실 어디 있겠는가. 세상에서 금지되었다 해서 그 사랑이 불결하다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책 표지에 있는 카라의 꽃말이 순결, 정열, 숨김없는 기다림, 천 년의 사랑…이 아니던가. 사랑은 순식간에 성장하고 순식간에 모습을 바꾼다, 우리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그러고보면 사랑의 경계라는 건, 처음부터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의 영역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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