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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루카 17,11-19 감사를 드릴 줄 아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몫 (연중 제28주일 레지오 훈화) 본문
나병환자는 사는 구역이 정해져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이 다니는 길로 마음껏 다니지도 못했습니다. 마을을 지나가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피해갈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자신이 나병 환자임을 소리쳐야 했지요. 이 복음을 읽을 때마다 사람이 어디까지 모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불어 누가 멀쩡한 사람인지, 누가 누구를 피해가야 하는지도 더불어 생각하게 됩니다.
수녀원에서는 매일 아침 삶은 계란을 하나씩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파견을 받아 간 본당에서 계란을 사러가는 것은 저의 몫이었습니다. 가게에는 개신교에 다니시는 아저씨가 언제나 환하게 웃으시며 계란을 담아주곤 하셨지요. 한판 째가 아니라 담아 주시는 대로 들고 오기 때문에 한 번도 개수를 확인한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처음으로 개수를 세면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란이 서른세 개였습니다. 2년이 지나도록 서른 개가 넘는 계란을 서른 개인지 알고 받아왔던 거지요. 늘 환하게 웃으시는 아저씨의 마음도 거저 받았었고 계란도 몇 개씩 더 받아왔지만 한 번도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를 못했습니다. 그날 밤 언제나 누르고 흔들어 담아주시는 하느님의 넘치는 은총을 세어보지 않은 탓에 더 받은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제 삶을 떠올렸습니다. 일일이 세어보지 않아 알 수 없었던 아저씨의 후한 마음과 일일이 확인해 보지 않은 탓에 헤아리지 못했던 하느님 사랑 말입니다. 더불어 감사할 줄 몰라서 놓치고 말았던 내 인생의 수많은 은총들.
깨끗해진 열 명 중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린 사람은 한 명뿐이었습니다. 그 사마리아 사람만이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는 말씀을 들었고요. 모두 깨끗해졌지만 모두 구원을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감사를 드릴 줄 아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몫이 있었다는 겁니다. 자신이 치유된 걸 알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온,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구원의 삶을 ‘지금 이 순간’ 살게 됩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내가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 혼자만 백만 번 간직하는 감사 말고 감사 받아 마땅한 사람에게 감사를 되돌려줄 줄만 알아도 이 각박한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게 바로 구원의 삶 아닐까요? 우리는 ‘아홉’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야겠습니다. 아홉 명이 살아간 삶이 아니라 나머지 하나가 살아간 삶,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깨어있는 소수의 사람이 살아가는 삶. 감사할 줄 아는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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