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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부활 즈음 본문
- 2006.04.19 10:39
오랜만이었다. 강론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려보기는... 꽤나 잘 울던 나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것들에 조금씩 초연해지고 있었을까, 아니면 무감각해지고 있었을까. 하여간 오랜만이었다.
성삼일 전례도 끝나고 가벼운 맘으로 저녁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이 시간만큼은 수녀가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하는,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사람으로 미사를 드리고 싶었다. 물론 급조된 복사들 때문에 정신이 좀 없긴 했지만, 그래도 가벼운 맘으로 강론을 듣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가슴에 손을 얹어보란다. 심장에 손을 얹어보란다.
"우리가 슬퍼도 힘들어도 느낄 수는 없지만 심장은 계속 살아 뛰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둠에 있을 때라도 예수님은 내 안에살아게십니다. 무덤이 아니라 심장이 뛰고 있는 내 안에 살아계십니다...내 안에 아무리 어둠이 짙다하더라도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셔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빛을 비추고 계십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모르는 말도 아니고 몰랐던 말도 아니고... 그런데 문제는 곧잘 까맣게 잊어버리고 혼자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그랬다. 바빠서 기도도 소홀히하게 되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다보면 예수님 생각도 어느새... 그래도 그분은 나를 ... 말씀이 내안에 살아계셨다. 내가 여유있게 차분하게 준비하고 맞이한다해서 그분 사랑마저 내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허둥대면서 제대로 준비못한 내게도 하느님은 사랑의 계획을 잊지 않으셨다.
슬슬 바빠지면서 생각했었다. 내가 이렇게 부활을 맞이해도 되는가. 이게 내가 살고자 했던 삶인가. 고해성사 보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도대체가 시간이 없었다. 합동고해날 제대 치우고 겨우 뒷줄에 앉아 한숨만 쉬다가 성사를 봤다. 그때도 그랬다. 맘만 가득하지 제대로 성찰 못하고 성사를 봐도 되는가.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그런데도 나도 모르게 힘을 실어주시고, 용서와 사랑의 기적을 베풀어주신다. 제자인 내가 당신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이끄신다. 부활절이 와도 부활하지 못할 것 같은 내 마음안에 어느새 부활의 기쁨이 샘솟게 해주신다. 성체 앞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어도 서툰 마음으로 전례 준비한다고 허둥대는 내 수고를 아시고, 오랜시간 묵상하지 못했어도 예수님 생각하고 싶어 바둥대던 내 바램을 아신다. 시간 내어 성찰하지 못했어도 순간순간 뉘우치는 마음과 하느님 앞에 드린 내 고백을 잊지 않으신다.
부활은 인간편에서의 준비가 아니라, 하느님 편에서의 한없는 사랑의 절정이다. 부활은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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