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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강론 한국 수도 공동체들과 만남 꽃동네 연수원, 2014년 8월 16일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 안에서 사랑으로 여러분 모두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 이 친교의 시간을 나누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여러분이 대표하는 카리스마와 사도직의 커다란 다양성으로 한국과 그 너머에 있는 교회의 삶이 놀랍도록 풍요로워졌습니다. 이 저녁 기도를 바치며, 우리는 하느님의 무한하신 선과 자비를 찬미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 사랑 받는 나라에서 하느님 나라 건설에 헌신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모든 형제자매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친절한 환영 말씀을 해 주신 한국 남녀 수도회와 사도 생활단 장상 협의회 회장이신 황석모 신부님과 이광옥 스콜라스티카 수녀님께 감사를 드립..
입회전 규칙서를 읽고 가장 놀랐던 건,'이래라' '저래라'가 아니라'아빠스는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 '수도원 당가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등등정체성에 관한 질문이었다.베네딕도 규칙서가 제시하는 건 틀이 아니라도움닫기를 향한 발판이었다.
피정 내내 점심을 먹고는 묵주를 들고 수녀원 동산을 올랐다.동산 끝에 위치한 수도자 묘지...매일매일 선배님들 누워 계신 이곳에 들러수녀님들의 안식을 위해, 우리 수도회를 위한 전구자 되어주시길 기도했다. 화려한 장식은 물론 봉분도 없이 검박하기 짝이 없는 수도자의 묘.살아서도 죽어서도 높고 낮음 없이 나란히 줄지은 수도자들.소박하게 출생, 서원, 선종만을 알리는 비석마저도높게 세워지지 않고 조용히 누워 수도자들의 낮아짐과 함께 한다.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삶처럼우리의 삶 역시 바닥이어야 함을 알려주는 수도자 묘지.얼마되지 않는 무덤을 지키는 투박한 나무 십자가도오래지 않아 사라질 것이다. 돌아서서 내려오는 우리들이 더욱 침묵하게 되는 건어디까지가 무덤이고 어디부터가 바닥인지조차 알 수 없는선배 수녀님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