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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4/02/18 (3)
깊이에의 강요
최진영. 한겨레출판. 몇 겁을 살아온 듯 아이는 단단했다. 겉으론 아이가 부서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럴수록 부서지는 것은 우리요, 우리의 세상. 작가의, 아이의 솔직함이 무시무시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진짜였는데 가짜로 사는 이들이 부르지 못해서 계속 가짜로 산다.
최은영. 문학동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던가. 선산을 지탱하는 굽은 나무들의 이야기였다. 그 모든 것을 온 몸에 아로새긴 탓에 부서지고 휘었지만 끝까지 지켜내는 이야기. 그리고 그 휜 나무들의 말. 결국 세상을 지켜내는 말. 결국 세상을 살려내는 태도.p.24 ""앞서 얘기한 학생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죠. 그것도 말을 끊어가면서."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 웃음기가 걷힌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p.28 "그녀가 지적할 수 없는 부분에서 은근하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은 상대는 이런 지식을 알지 못하리라고 확신하듯 '~거든요'라는 종결어미를 즐겨 썼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p.31 ~ p.32 "그녀는 어떤 사안에 대한 자기 입장이 ..
이지현. 사계절. 사람들은 볼 수 없지만, 나는 있어요.제목을 읽었음에도 그림책을 넘기며 목화꽃 정원에 사는 사랑스러운 요정들의 이야기인가 착각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책이었다. 하지만 클로즈업된 아이들의 우음기 하나 없는 무표정한 얼굴. 상처투성이 손가락들. 상처에 감긴 붕대와 붕대만큼 낡아가는 아이들의 삶. 날개는 부서지고 떨어지고, 아이들은 점점 줄어들다가 어느새 없다. 분명 없지 않은데 보이지 않으니, 볼 마음이 없으니, 아이들은 없다. 있지만 …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하며 편리하고 값싼 플라스틱 제품들을 멀리하고 면 제품을 골랐다. 하지만 이 수요가 급증하는 질 좋은 면을 빨리, 많이 공급하기 위해 목화를 다치지 않고 딸 수 있는 작고 고운 손을 가진 아이들이, 다쳐가며 웃음을 잃어가며 값싸고 다..